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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아파트 단지 내 '5층 모텔'…알박기 논란에 모텔주인은 "억울하다" 하소연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11.27 10:05
[땅집고] 경기 군포시 금정동에 들어서는 '금정역 개성 로니엘'. 모텔을 품고 있는 아파트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모품아'라고 불린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땅이 딱 붙어서 아주 모양새가 더럽잖아요. 서로 협의가 안 되니까 기형적 아파트가 생긴거죠.” (군포시 금정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이른바 ‘모품아’ 아파트가 화제다. 지난달 경기 군포시 금정동에서 분양한 ‘금정역 개성 로니엘’. 모텔을 품고 있는 모품아 아파트라고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군포로 대로변을 끼고 지어지는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2층 규모다. 아파트 80가구 오피스텔 160실이 들어선다. 지하철 1·4호선이 지나는 금정역까지 걸어서 5분 걸리는 역세권 입지다.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니 한 가운데 모텔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단지 배치도를 보면 ㄷ자 형태로 돼있다. 옆구리가 쏙 들어간 부분에 5층 높이의 모텔을 품고 있는 것이다. 공사장 펜스 중앙에 모텔이 위치해 있다. 아파트에서 모텔방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딱 붙어있다. 단지 주변 상업지구에도 술집과 모텔로 빼곡하다.

아파트 전용 81 ㎡ 분양가는 최고 7억5000만원이다.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을 겪어 2순위까지 신청을 받았지만 70가구 모집에 82명 청약하는데 그쳤을 정도로 인기가 낮았다. 전용 72㎡는 6가구 미달돼 미분양 아파트로 남게 됐다.

시행과 시공을 맡은 개성건설은 2020년 금정동 모텔촌 일대 건물과 부지를 사들여 아파트를 지으려 했다. 2020년 562㎡ 땅을 60억원에, 2021년 226㎡를 28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평당 4000만원대에 사들였다. 당시 금정역에 GTX-C노선이 개통한다는 소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땅집고] '금정역 개성 로니엘' 단지 배치도를 보면 인근 모텔 부지를 인수하지 못해 기형적인 'ㄷ자' 형태로 돼있다./그래픽=이해석



해당 부지의 기존 여관·모텔 6곳 중 5곳을 인수했지만, 한 모텔을 인수하지 못했다. 협상에 실패하면서 ㄷ자 기형적 구조로 짓게 됐다. 개성건설 측은 시세를 훨씬 웃도는 금액을 제안했지만 협상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성건설과 모텔 소유주가 오랫동안 협의를 했는데 잘 안 됐다”며 “나중에 입주하면 옆에서 자꾸 민원이 들어가고 모텔 영업이 쉽지도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 매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모텔 수유주의 알박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모텔 소유주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모텔 주인은 양도세 부담이 워낙 커서 팔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모텔은 1996년 준공했다. 아파트를 개발하기 훨씬 전부터 27년째 영업을 해왔다. 모텔 주인은 “분양 받은 사람들도 바로 앞에 모텔이 있는 걸 알고 샀을텐데 민원을 넣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개성건설 측은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1년 넘게 협상을 했지만, 끝내 모텔을 인수하지 못해 기형적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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