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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7% 배당 믿고 투자했는데…코로나 공실에 3000억 날릴 판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11.20 16:33

[땅집고] 파리 오피스 건물인 투어유럽빌딩에 투자한 현지 및 기관투자자들이 손실 확대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해외 오피스 시장이 금리 인상 및 공실률 증가로 타격을 받으면서 투어유럽빌딩도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운용사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주단의 추가 출자는 어려운 상황으로 관측된다.

[땅집고][땅집고] 프랑스 파리 오피스 건물 '투어유럽빌딩'. /인마크자산운용 홈페이지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마크자산운용의 사모부동산 ‘INMARK프랑스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8호’에 담고 있는 프랑스 오피스 빌딩인 투어유럽빌딩의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대주단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유럽빌딩은 한국투자증권이 선순위 투자자로 총 3700억원을 투입한 빌딩이다. 그밖에 기관 투자자의 투자금도 1700억원 정도 들어가 있는데, 최근 해외 오피스 시장 불황으로 대주단이 대출 일부 상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 앞다퉈 인수경쟁 벌였던 프랑스 빌딩…코로나 팬데믹 직격탄

투어유럽빌딩은 프랑스 파리 인근 대형 상업지구인 라데팡스에 있는 오피스 빌딩이다. 지상 28층 규모로 1969년에 완공했다. 2002년에 건물 외관을 리모델링을 한 건물이다.

2019년 한국투자증권이 이 빌딩에 총3700억원을 들여 선순위 투자자가 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액 가운데 2000억원은 현지에서 대출을 일으켰고 7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PI)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밖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총17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1000억원 가량 셀다운(재매각)을 진행해 한국투자증권(560억원), 군인공제회(300억원), 건설근로자공제회(3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등이 투자했다. 대출 만기는 내년 초 쯤으로 알려졌다.

해외 부동산 열풍이 불었던 2019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지구에 투어유럽빌딩을 인수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을 벌였다. 당시 저금리 시기여서 환율로 차입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고, 원화가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여서 헷지(위험 회피)로 인한 수익 발생이 예상됐다.

무엇보다 투어유럽빌딩은 장기 임대계약을 기반으로 연 7%대의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도 쉽게 모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임차인은 프랑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프랑스 전력 공사의 자회사 등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 이후 유럽 오피스 시장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공실률이 폭증하고, 대출 금리가 인상하자 자산가치가 하락하게 됐다. 현지 매체 르모니터에 따르면 라데팡스의 평균 공실률은 2019년 4%대에서 올 초 20%대로 치솟았다.

이에 현재 현재 투어유럽빌딩은 자산가치 하락이 상당해 캐시트랩(Cash Trap)이 발동된 것으로 알려진다. 선순위 채권자들이 배당을 일시적으로 유보했다는 의미다. 출자자들이 대출금을 상환해 자산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을 낮춰야 한다. 자산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는 경우 선순위 채권단은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해당 부동산을 경매에 넘길 수도 있다.

■ 불어나는 해외 부동산 충당금…협상 난항 겪을 듯

투어유럽빌딩의 대주단은 감정평가를 진행한 후 투어유럽빌딩 운용사에 대출 일부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인마크자산운용은 대출 만기를 연장하려는 움직임이지만, 현지 대주단을 비롯해 기관 투자자들이 추가 출자를 꺼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한해 실적은 선방했지만 해외 오피스 빌딩 위험노출액 비중은 불어나는 모습이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3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20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9% 증가했다. 3분기 실적은 증권사 중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해외 부동산 위기에 충당금 규모는 크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데 이어 3분기에도 648억원 가량을 설정했다. 이 가운데 400억원 가량이 해외 부동산 관련이다. 올 상반기 동안에는 2조9465억원 규모의 외화거래손실을 봤다. 지난해 1년간 자기자본의 76%에 해당하는 5조원 넘는 외화손실액도 쌓여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추가 출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여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빌딩 자산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다각도로 위기 극복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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