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직 공사판인데 어떻게 사전점검을 하고 하자를 찾으라는 건가요. 준공시기에 맞춰 입주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대구 수성구 파동 '수성해모로하이엔'이 입주자 사전점검 기간에도 미시공 및 부실시공 흔적이 보여 논란을 낳고 있다. 수성해모로하이엔은 795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로 입주예정일 45일전까지 사전점검을 해야한다는 규정에 따라 지난 11~13일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입주자 사전점검 당일까지도 시공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하자를 점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 단지는 지난 9월까지도 골조공사를 마치지 않아 같은 달 수성구의회에서 수성구청에 준공심사 강화 방안을 주문했던 단지다. 이 단지 입주예정자 A씨는 "콘센트 스위치가 없어서 불을 켤 수 없었고 샷시 전면 유리, 중문, 방문 손잡이도 모두 없었다”며 “부실시공 점검은 커녕 아예 시공이 마무리돼 있지 않아 사전점검으로써 의미가 없었다”고 했다.

실제 매일일보 보도에 따르면 유리난간 시공부분에는 나사가 절반만 박혀 있는 곳이 다수였고, 계단 난간에는 제품 대신 쇠파이프가 임시로 박혀 있었다. 출입구 타일시공도 마무리 되지 않았고 화장실에서는 깨진 타일이 보였다. 문고리가 하나도 달려있지 않은 집이 많았고, 도배가 안된 방도 많았다. 모델하우스에서 사용했던 벽지나 타일이 쓰이지 않은 가구도 일일이 세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입주자들은 다시한번 사전 점검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수성구청 관계자는 “사업자 측에 입주예정일 전에 입주예정자가 현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준공승인 권한이 있는만큼 추후 입주예정자 피해가 없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시공사인 HJ중공업 관계자는 "추후 점검 결과가 취합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사전점검 시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전점검 전 세대내부 공사를 완료해야 한다는 법적 요건이 따로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시공사에게 사전점검일까지 시공을 마쳐야 할 의무가 없고 관할 당국에 사전점검 재시행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며 “이 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론 막기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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