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기업인 흉상' 무산되자 이번엔 "대왕암에 떠오르는 부처상 짓겠다"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11.16 09:42 수정 2023.11.16 15:08

[땅집고] “김두겸 울산시장이 이번에는 동구 대왕암에 떠오르는 부처상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울산시민은 김 시장의 이같은 발언에 두 귀를 의심하고 있어요. 시쳇말로 김 시장은 상징물에 꽂힌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울산시가 초소형 예배당과 법당을 만든 데 이어 대왕암공원에 부처상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예산 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몇 달 전까지 약 200억원을 들여 ‘위대한 기업인 흉상’을 만들겠다고 했다가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하면서 사실상 무산되는 홍역을 치뤘는데, 또 다시 수십억원 세금이 투입되는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땅집고] 울산시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있는 초소형 법당. /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


■ 초소형 예배당 이어 세계 최대 크기 성경책 만드는 울산시

김 시장은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대왕암공원 바다에서 하루 일정 시간마다 부처상이 떠오르는 시설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종교 관련 시설물이 등장한 배경에는 울산시의 유별난 ‘종교 사랑’을 꼽을 수 있다. 울산의 종교 사랑은 불교 뿐 만이 아니다. 울산시는 현재 세계 최대 크기의 성경책을 제작·전시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울산시는 ‘역점 신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 중이다. 시는 이 용역을 통해 울주군 언양읍 천주교 성지 ‘살티공소’에 세계 최대 크기 성경책을 제작·전시하는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땅집고] 울산시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있는 초소형 성당. /울산남구 공식 블로그


■ 남구 초미니 종교시설도 그의 작품

울산에는 종교를 강조한 랜드마크가 또 있다. 바로 2011년 울산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지어진 법당과 예배당, 기도당이다.

‘성베드로 기도방’은 바티칸 성베드로성당 모양을 축소한 것이다. 길이 3.5m, 폭 1.4m 크기로 높이는 1.5m다. 내부에 좌석과 성경을 배치했다.

이곳엔 1명을 위한 초소형 교회도 있다. 길이 2.9m, 폭 1.4m, 높이 1.8m로 성당과 비슷하다. 불교인들을 위한 법당도 마련돼 있다. 길이 3m, 폭 1.2m, 높이 1.8m로 지어진 미니 사찰이다.

이런 종교시설 역시 김 시장의 작품이다. 김 시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울산광역시 남구 구청장을 맡았다.

[땅집고] 지난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연합뉴스


■뗄감된 16억 거북선·밥 못짓는 5억 가마솥, 다음 주자는?

시는 랜드마크를 강조하면 특색 있는 랜드마크의 경우 관광객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등은 각 도시를 대표하며, 수조원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랜드마크 사업은 취지에 맞게 설립, 운영, 관리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아무리 잘 짓더라도, 찾는 이가 없거나 관리 체계에 구멍이 난다면 그저 세금 낭비로 이어진다. 랜드마크를 두고 ‘혈세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관련 기사: 기네스북 등재 실패한5억'초대형 가마솥'…밥도 못지어
☞ 관련 기사: '16억 땔감' 거제 거북선'창고행' 세종 저승사자…지자체 혈세 줄줄

충북 괴산군이 5억3000만원을 들여 지은 ‘괴산군민 가마솥’은 기네스 등재를 꿈꿨으나 더 큰 가마솥이 존재해 실패했다. 밥을 지을 수 없고, 매번 들기름으로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자 결국 페인트를 칠했다. 뚜껑을 다시 열기 위해선 크레인 설치 등 4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남도가 16억원을 투입해 만든 ‘거북선’도 실패 랜드마크 대표주자다.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으로 총 11척의 배를 만들었으나, 모두 뗄감으로 전락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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