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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꼴찌 '금천구' 웃는 이유…신안산선 호재에 롯데캐슬 5년새 2배 껑충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11.13 17:30 수정 2023.11.14 09:39

[발품 리포트] 신안산선·종합병원 호재에 금천구 대장아파트 5년 새 2배 올라

[땅집고] 서울 금천구 독산동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 /배민주 기자


[땅집고] “내후년에 개통하는 신안산선이 금천구 최대 호재죠. 2026년에 종합병원 들어오고 정비사업까지 진행되면 이 일대가 몰라보게 달라질 겁니다.”(금천구 독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10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1번 출구로 나가 3분쯤 걷다 보니 금색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해당 단지는 금천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다.

이 단지는 2016년 옛 도하부대 이전 터에 3개 단지, 총 3271가구로 조성했다. 금천구에서 유일하게 상업·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단지로 미니 신도시급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3차 단지의 경우 상가에 롯데마트, 병원, 약국 등이 있고 금천구청, 경찰서, 소방서가 가까워 이른바 ‘슬세권(슬리퍼 차림으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 권역)’으로도 불린다.

■금천구 대장주 ‘롯데캐슬 골드파크’, 입주 5년 만에 2배 뛰어

롯데캐슬골드파크가 들어선 금천구청 일대는 과거 낙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다. 육군부대와 공군부대가 있고, 롯데알미늄·대한전선 같은 공장이 많아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개발이 더딘 탓에 아파트 몇 동을 빼면 여전히 노후 다세대와 다가구 주택이 밀집했다.

학군 선호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영등포·구로구에 이어 서울 내 중국인 동포 거주 밀도가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교통 여건도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처에 서울 지하철 1·7호선이 지나긴 하지만 서쪽에 치우쳐 있어 주거지와는 거리가 있는 편이다. 주거지에서 역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금천구 집값은 한동안 정체가 이어졌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롯데캐슬골드파크' 단지 내 상가. 3차 상가는 단지가 바로 연결돼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배민주 기자


최근 금천구 부동산 가격은 신안산선 개통 기대감과 함께 정차역 인근 단지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개통을 앞둔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시흥에서 여의도를 잇는 노선이다. 금천구의 경우 정차역인 석수역, 시흥사거리역, 신독산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총 4개 역이 정차역으로 확정됐다. 금천구에서 신안산선을 타면 여의도까지 20분 이내로 갈 수 있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하면 강남도 쉽게 갈 수 있다. 정차역이 웬만한 기존 노선들과 연계가 돼 실제 이용률이 상당히 높을 전망이다.

[땅집고] 신안산선 노선도. /안산시


금천구 아파트 평당 매매가는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가 입주했던 2017년까지만 해도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낮았지만, 올해는 전체 22위에 올랐다. 10일 KB부동산 시세 평균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 중 금천구의 최근 3개월간 평균 매매가 3억8400만원이다. 금천구 다음으로는 강북구(3억8100만원), 노원구(3억2900만원), 도봉구(3억21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특히 석수역과 시흥사거리역의 수혜 단지가 되는 롯데캐슬골드파크 매매가는 최초 분양 당시와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롯데캐슬골드파크 3차의 경우, 2015년 당시 3.3㎡(1평)당 분양가는1470만원대였다. 환산하면 전용 59㎡ 기준으로 3억5100만~4억300만원, 84㎡ 기준 4억8600만~5억1700만원에 형성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의 최근 매매가는 전용 59㎡ 기준 8억5000만원, 84㎡ 기준 11억5600만원에 달한다.

시흥사거리역 수혜 단지인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올해 3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나서 지난달 9억2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전용 59㎡ 또한 올해 3월 6억원 중반 대에 거래되다 7월에 접어들며 7억원 중반 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2026년 종합병원 신설…정비사업도 활발

금천구 일대는 올해 4월 모아주택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정비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아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가 합쳐서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진행하는 작은 정비사업이다.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이 민간 재개발보다 최대 6년 정도 빠르다. 현지에서는 모아주택 개발이 끝나는 10년 후 이 일대가 천지개벽해 신흥 주거타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시흥5동 모아주택 후보지 일대. /독자 제공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75곳의 모아타운 대상 지역 중 관리계획이 수립된 모아타운은 총 10곳이다. 금천구에서는 시흥 3동 1005, 시흥4동 817, 시흥5동 922-61 지역이 관리계획을 수립해 관리 지역으로 고시됐다. 최근 시흥5동 모아타운 통합위의 경우 이달 초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 지역은 모아타운으로 개발 시 약 23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역 내 숙원사업으로 꼽힌 종합병원 건설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영그룹이 사회공헌 목적으로 2017년 병원 부지와 450억원대 운영자금을 출자해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인허가를 받았다. 지하 1층~지상 18층에 총 810병상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착공했으며 2026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핵심 개발 사업 중 하나인 금천구청역 복합역사 건립 사업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사업성 문제로 민간사업자 공모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현재 복합역사 관련 사업성 분석 용역을 재추진 중에 있으며, 내년 초에는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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