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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뛰어내리면 몸만 다쳐" 미국 '금문교', 잇단 자살에 내놓은 '이것'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11.13 14:07 수정 2023.11.13 14:29

[땅집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 교량인 ‘금문교’.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이자 랜드마크 교량인 ‘금문교(Golden Gate Bridge)’ 구간 전체에 투신 방지용 철제 그물망이 설치됐다. 이 다리에서 매년 30여명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자살교(自殺橋)’라는 오명을 입자 샌프란시스코 측에서 자살 방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금문교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마린 카운티를 연결하는 총 2727m 길이 교량이다. 1937년 5월 완공했으며 주황색 외관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 현수교라는 점에서도 의미 깊다. 현수교란 교량의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 상판을 묶어두는 방식을 말한다. 수심이 깊은 곳에 유리하고 다른 방식으로 건설한 교량보다 주탑 간 거리를 길게 설정할 수 있어 초장대교량을 지을 때 주로 쓰인다.

금문교에는 왕복 6차선인 유료 도로 양쪽에 보행자용 도로가 배치돼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자연 경관이 뛰어나 샌프란시스코를 찾는 사람들이 꼭 방문해야 할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땅집고] 금문교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한 시민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문제도 있었다. 높이 1.2m인 도로 난간을 넘어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았던 것. 금문교 운영위원회 측에 따르면 2011년부터 10년 동안 총 335명이 자살해 매년 30명 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준공 후 지금까지 86년동안 집계된 자살 사고는 총 2000여건에 달한다.

금문교가 ‘자살 명소’로 자리잡자 유가족들과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정부에 “투신 자살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주상 복합 단지 ‘허드슨 야드’의 경우 이 곳에 설치된 높이 45m 건축물 ‘베슬(Vessel)’에서 투신 사망자가 잇따르자 잠정 폐쇄 조치하기도 했는데, 샌프란시스코는 금문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주황색 다리 ‘금문교’에 투신을 막기 위해 강철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금문교 재단



결국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2018년부터 금문교 난간 6m 아래에 스테인리스 철강으로 제작한 그물망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원래 공사 기간은 4년 정도로 예상했으나 공기가 길어지면서 예산이 기존 7600만달러(약 980억원)에서 2억1700만달러(약 2820억원)로 불어났다고 전해진다.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다리 밑 그물을 강철로 만든 이유에 대해 “뛰어내린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부상을 입혀 다시는 투신하지 않게 하는 한편, 투신을 시도하려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UC버클리 대학 연구팀이 금문교에서 뛰어내리려다 제지당한 515명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이 중 재차 자살을 시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의 비율은 6%에 그쳤다. 나머지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즉 금문교 투신을 충동적으로 시도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는 얘기다.

[땅집고] 금문교 구간 전체에 철제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금문교 운영위원회는 2016년에도 자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 적 있다. 경찰관 5명을 신규 채용해 다리를 순찰하는 경찰관을 총 22명으로 늘렸던 것. 또 상담 기관인 ‘크라이시스 텍스트 라인’과 협약을 맺어 기관 대표 번호로 금문교 약자(GGB)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즉각 상담사에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병행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의 경우, 한강 투신자살 시도자의 25%가 마포대교에 몰렸다. 정부는 마포대교의 투신자살을 막기위해 교량에 철제펜스를 설치했으나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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