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니, 강원도 인제군이랑 마릴린 먼로랑 대체 무슨 상관이 있길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에 ‘마릴린 먼로’ 동상이 설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 동상은 미국의 배우이자 가수인 마릴린 먼로가 1955년 영화 ‘7년 만의 외출’에 출연해 하얀 원피스를 입고 뉴욕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얼핏 보면 인제군과 마릴린 먼로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추론하기 어렵다. 도대체 어떤 인연이 있길래 이처럼 동상까지 만들어둔 것이냐고 어리둥절해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사실 사연이 있다. 6.25 전쟁 시기인 1945년, 마릴린 먼로가 인제군 미군부대를 찾아 위문공연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 인제군은 이 사실을 홍보하면 지역 관광에 보탬이 될까 기대하며 2017년 11월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설치했다고 한다. 동상 제작에는 세금 5500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당시 마릴린 먼로는 한국에 방문한 4일 동안 인제군 뿐 아니라 대구, 동두천, 서울 등을 돌며 위문공연을 10여차례나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인제군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마릴린 먼로 동상 설치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인제군이 혈세를 들여 동상까지 제작한 것이 뜬금없게 느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제군 뿐 아니라 전국 곳곳 지역마다 랜드마크 조형물을 제작한다는 명목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지자체 랜드마크 사업비는 총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소멸을 막고 관광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사업비를 지원하는데, 지자체가 일단 사업비를 따낸 뒤 지역 정체성과는 큰 관계 없는 황당한 시설물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 진안군이 만든 대형 가위 조형물이다. 진안군은 7500만원을 들여 마이산 북부에 높이 8m, 무게 1.7톤에 달하는 초대형 가위를 만들어뒀다. 당초 이 가위를 세계 최대 규모 가위로 기네스북에 등재하겠다는 목적이었지만, 등재는 커녕 진안군과 전혀 관계 없는 가위로 돈만 날리게 됐다.
인구가 2만1300여명에 불과한 강원도 양구군의 경우 2016~2018년 33억원을 들여 총 113개의 공공조형물을 설치했다. 평균 3000만원에 달하는 조형물을 3년 동안 한 달에 3개 이상씩 설치했다는 얘기다. 또 울산 울주군은 96억5000만원을 투입해 농어촌 테마공원 ‘불고기팜’을 조성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 사업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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