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낙폭을 줄여가는 가운데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에서 17억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기록한 미사신도시 내 최고 실거래가 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이외에도 미사에선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등 민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관측된다.
다만, 업계에선 추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 시장이 그러하듯 하남에서도 매물이 가파른 속도로 쌓이고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 가격이 하향 조정된다. 일각에선 하남이 ‘서울 편입’을 내세워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 미사 아파트가 17억…거품 쫙 빠졌다더니?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미사역파라곤’ 아파트 전용 117㎡(30층)은 지난 9월 17억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 단지는 미사신도시 내에서 가장 최근에 입주(2021년 7월)했고, 지하철5호선 미사역과 주차장이 연결된 초역세권 단지다. 일부 고층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하남시 망월동 비전부동산중개법인의 김금미 실장은 “해당 집은 최고층인데다가, 1억원 이상을 들여 내부 수리를 진행한 경우라서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 최고가 기록이 다시 등장면서 일대에선 가격 반등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실거래가 17억원은 미사신도시 전체 아파트 실거래 가격 중 가장 높은 기록이기 때문. 지난 2022년 7월 선동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이 17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실제로 일부 단지는 올해 초 저점을 찍은 뒤 가격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올해 1월 10억1000만원(27층)에 팔렸으나 지난 달 13억1500만원(24층)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지난2021년 10월 13억4000만원(17층)에 팔린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 91㎡은 지난해 12월 9억원(11층)까지 가격이 하락했으나, 다시 12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9월 11억9500만원(26층)에 팔렸다. ‘미사강변리버뷰자이’ 전용 91㎡ 실거래가도 올 1월 8억4100만원에서 9억95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 준 신축·서울 접근성·한강 덕분에 집값 ‘쭉쭉’ 올랐지만…효과 끝?
미사신도시는 지난 부동산 상승기에 가격이 빠르게 올랐던 지역 중 하나다. ‘강남4구’로 묶이는 서울 강동구와 맞붙어 있어 강동구 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지하철 5호선이 지난다. 서울 어지간한 아파트가 재건축을 바라보는 데 비해 커뮤니티와 지하주차장을 갖춘 준신축 아파트가 많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여기에 지하철 확충과 신도시 조성 소식이 들리면서 일대 시세가 더욱 들썩였다. 미사신도시는 5호선에 이어 9호선이 예정돼 있다. 현재 공사중인 9호선 4단계(중앙보훈병원역~고덕강일1지구) 사업이 끝난 이후엔 이곳에서 5단계 연장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 노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올랐다. 미사신도시 대표 호재로 평가받던 5호선 연장선(상일동역~하남검단산역)은 지난 2021년 봄에 개통했다.
교산신도시 토지보상금도 일대 시세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때 나오는 토지보상금은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을 자극한다.
최근에는 ‘서울 편입’ 기대감에 아파트 시세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미사신도시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남이 서울로 편입되면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지 않겠냐고 기대하는 주민이 많다”고 귀띔했다.
■ 서울 편입되니 집값 들썩? 너무 먼 이야기~
다만, 전문가는 미사신도시를 비롯한 하남 아파트 가격이 추가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일부 단지에서 고가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하남 전역으로 퍼져나가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매물이 적체된 상황에서 지하철 확충 등 교통 호재도 실현되기까지 기간이 길어, 힘을 쓰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하철역 출구로부터 500m 이내인 초역세권 입지라면 단기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사신도시에 예정된 호재 중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게 없어서 당분간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서울 편입 효과가 시세에 반영되려면 국회 통과 등 여러 벽을 넘어야 할 뿐 아니라, 쌓인 매물이 소진돼야 한다”며 “효과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 매물은 총 3533건으로, 6달 전(2620건) 대비 34.8% 늘었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보는 적정 가격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해 매물이 쌓이는 추세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9월 기준)는 5월부터 5달 연속 올랐다. 같은 동부1권으로 묶이는 구리와 남양주, 광주가 9월부터 오름세를 기록한 데 비해 집값이 빠르게 반응한 셈이다. 경기도 전역에서 하남보다 반등 속도가 빠른 곳은 ‘반세권’ 용인 처인구, 광교신도시가 있는 수원 영통구 등이 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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