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미국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Wework)가 6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오피스 시장 불황이 파산의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리츠 등을 통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가 많은데, 위워크 임차인 리스크가 확산하며 국내 금융권에도 적잖은 파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 공유오피스 위워크 美서 파산 신청

미국 CNBC는 위워크가 이날 뉴저지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를 위한 챕터 11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챕터11은 법인의 채무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자산 매각 등으로 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상업용 건물 전체나 일부 층을 장기 임차한 뒤 이를 쪼개 월간 단위로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어 성장한 글로벌 기업이다. 6월 기준 전 세계 39개국에 77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서만 229개를 운영 중이다. 공유 사무실이란 개념을 도입해 전통적인 사무실 형태의 개념을 깨뜨렸다.

공유 경제 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2019년 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로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61조원(470억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산보호신청서에 따르면지난 6월 말 기준 회사 자산과 부채가 각각 약 19조 6000억원(150억달러), 약 24조 3000억원(186억달러)에 이른다고 신고했다. 이번 파산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8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많은 기업이 임대 계약을 종료해 경영난에 빠진 것이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에 평일 오피스 점유율이 50%대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공실률이 높은 ‘좀비 빌딩’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가 오피스 건물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지 못한 점도 실패 이유로 꼽힌다. 펜데믹기간 동안 미국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 위워크의 차입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 탓에 이자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날 기준 위워크 주가는 연초 대비 98.5% 하락했다.

■ “‘위워크 임차인 리스크’ 국내 금융사로 확산할 것”

위워크의 파산이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로도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프리 해브시 무디스 상업용부동산 책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워크 파산보호 신청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정서가 강해지고,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향후 12~18개월 내 재융자가 필요한 건물을 비롯해 사무실 임대가 둔화되는 기간 동안 (위워크 같은) 임차인의 손실은 사무실 빌딩의 현금흐름과 가치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재출 규모는 약 2조달러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의 부도 가능성은 1년 전 예상치 보다 35.8%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증권사와 보험사들이 상당한 금액을 미국 등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월 리포트에서 “8월말 기준 당사 등급 보유 23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잔액은 14조1000억원(자기자본 대비 22.1%)이고, 이 중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10조8000억원(자기자본 대비 16.9 %)으로 용도는 오피스가 6조원 가량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작년 2분기부터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해 국내 보험사 및 증권사 등 금융사의 위험노출액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해외 오피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늘렸는데, 특히 임차인으로 위워크가 들어오기로 한 경우 임차인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리포트에는 기업이 보유 자산을 활용한 대체투자 사례만 다뤘지만, 개인 투자자의 돈으로 규모를 더 키운 리츠나 상장펀드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위워크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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