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학생 300명 초등학교가 '길냥이 학교'로 변신한 통영 섬마을의 비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11.06 10:27 수정 2023.11.06 10:39
[땅집고] 통영시가 한산면 용호도에 마련한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 시설. 섬마을 폐교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길고양이 전용 시설을 만들었다./나강 유튜브


[땅집고]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1시간가량 가야 하는 작은 섬 용호도 내에 있는 폐교가 ‘길고양이 학교’로 재탄생했다. 용호도는 배편도 하루 왕복 3편밖에 없고, 주민은 300명도 안 되는 한적한 섬이다.

통영시가 올 9월6일 한산면 용호도에 국내 최초의 섬마을 폐교를 활용해 마련한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다. 10년 넘게 폐교한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를 리모델링해 국내 유일의 공공형 길고양이 보호·입양 시설을 탄생시켰다. 2020년 경상남도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에서 이 폐교를 선정, 4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길고양이의 보호와 입양을 위한 새로운 시설로 만들었다.

[땅집고]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 시설 내부. 배변시설과 고양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나강 블로그


센터는 446㎡, 운동장 3000㎡ 등 3446㎡ 규모다. 센터는 1층에 신규 입소묘(1실), 보호실(3실), 캣북 카페(1실)와 2층에 노령묘(1실) 치료실(1실) 사무실(1실) 등을 갖췄다. 보호두수는 120마리 내외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통영지역에서 구조된 길고양이를 치료하고 입양시까지 보호한다. 개소 당시 길고양이 30마리가 3명의 시설과 운영관리인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현재는 길고양이 학교가 된 용호분교는 한때 제주 해녀들이 돈을 벌려고 올 정도로 인구가 많아 전교생이 300명을 넘었던 학교다. 그러나 학생수 감소로 인해 2012년 3월 결국 문을 닫았다. 현재 용호도에 사는 초등생 1명은 배를 타고 한산초 본교로 통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유튜버 ‘나강’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오픈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도 경기도나 인천에서 고양이 밥을 들고 온 사람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네티즌들도 관련 영상에 “폐교가 늘어 안타까운데 고양이 학교가 명소가 되면 좋겠다” “폐교를 다시 사용할수 있는 좋은 계기의 시작” “냥집사인데 가보고 싶다” 등 댓글을 남겼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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