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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나게 오르던 인천 송도 20-30% 급락 거래…'2차 폭락' 공포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11.02 17:00
[땅집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강태민 기자


[땅집고] ‘인천의 강남’ 송도신도시 등 인천 아파트 가격이 기지개를 켜는 듯 했으나, 연말이 다가올수록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는 송도를 중심으로 청라, 영종도 등 인천 전역에서 일어난다.

업계에선 고금리 기조가 시작되면서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속출했던 지난해 말에 이어 2차 폭락이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땅집고] 인천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1단지' 최근 6개월간 최고가 변화. /김서경 기자


■ ‘2차 폭락’ 징후 뚜렷한 인천 아파트 시장

최근 인천 아파트 시세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5000가구 대단지 ‘구월힐스테이트롯데캐슬골드1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엔 3억9000만원(26층)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8월 5억2800만원(20층)까지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9월엔 가격이 내리막을 걸었다. 10월엔 4억4500만원(9층), 5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2달만에 8000만원 넘는 낙폭도 기록했다. 이 평형 최고 실거래가는 2021년 9월 기록인 7억6000만원(18층)이다.

최고가 7억100만원(25층)을 기록한 중구 중산동 ‘e편한세상영종국제도시오션하임’ 전용 84㎡는 지난해 11월부터는 3억원 후반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 9월엔 4억7800만원(17층)까지 가격이 올랐으나, 다시 4억4500만원(9층)으로 실거래가가 떨어졌다.

[땅집고] 최근 2주간 인천 지역 아파트 하락 거래 현황. /김서경 기자


이런 분위기는 송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송도는 부동산 가격이 한창 치솟던 2020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당시 투자·실수요에 힘입어 전국적인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폭락을 주도했다가 상반기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인천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떨어진 아파트 10개 중 6개는 연수구 송도동 단지였다.

[땅집고] 송도신도시 주요 단지가격 변화. /김서경 기자


■ 송도 아파트 가격 어떻길래

지난해 2월 12억4500만원에 팔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올해 1월 5억8500만원(13층)에 팔린 뒤 5월 7억8500만원(27층), 9월 8억8000만원(28층)까지 올랐다. 그러나 10월 말엔 6억6000만원(3층)으로 가격이 뚝 떨어졌다. 한달만에 1억5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이 가격은 지난 9월 기록된 직거래가격 6억5000만원(7층), 6억1000만원(28층)과 큰 차이가 없다. 통상적으로 교환이나 증여 등의 목적으로 체결되는 직거래의 경우 일반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더샵송도마리나베이는 3100가구 규모 대단지다.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구가 탁 트인 서해 바다 전망을 볼 수 있어 송도 대표 단지로 꼽힌다. 바다 조망권에 따라 시세가 제각각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도동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전용 94㎡는 올 4월 6억8000만원(5층)까지 가격이 하락했지만, 한달만에 8억500만원(7층)으로 가격이 1억 이상 뛰었다. 그러다 9월 초 9억9000만원(33층)까지 치솟았지만, 다시 9억원(27층)으로 하락했다. 이 단지 3층 매물은 7억95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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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한국부동산원' 2022년 9월~2023년 8월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 올 1월 바닥을 다진 뒤 줄곧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 매물 쌓이지만 찾는이 줄어…

인천을 비롯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 시작된 금리인상 여파로 무려 22% 하락했으나, 특례보금자리론과 대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올 1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9월 128.7을 기록한 뒤 올 1월 116.8까지 하락했으나, 줄곧 상승해 8월엔 122.4를 기록했다.

인천을 비롯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말 시작된 금리인상 여파로 무려 22% 하락했으나, 특례보금자리론과 대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올 1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누적 약 12.4%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8월 1.12% 올랐다. 1~8월 누적 상승폭은 8.56%다. 반면 인천 실거래가지수는 이보다 절반 수준인 4.41%에 불과하다. 이는 올해 인천지역에서도 상승 거래가 발생했으나, 다른 지역보다 하락 거래가 늘면서 수치가 낮게 집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거래가 지수는 일반 매매지수와 달리 호가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하진 않는다.

업계에선 당분간 송도 등 인천 지역이 ‘2차 폭락’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와 많은 입주 물량, 투자 수요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인천에선 올해만 4만5000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인천 아파트 시장은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선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시장 수요와 공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송도신도시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올 상반기엔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많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문의가 뚝 꾾겼다”고 했다.

T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분양받은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기존 집을 내놔도 보러오는 이가 없어 급급매로 파는 매도자가 많고, 금리가 올라서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경우도 많다”며 “전반적으로 투자 목적의 외지인 영향은 적다고 본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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