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일시적 2주택, 집을 팔아야 하는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10.30 11:54 수정 2023.10.30 12:25

[붇이슈] 일시적 2주택자, 외형확장보다 내실 따져야 하는 이유

/조선DB


[땅집고] “우리가 다주택으로 자산의 판을 키우려고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순자산을 확보하기 위함이죠. 따라서 외형(자산 규모) 확장도 중요하지만, 세금 정리할 기회가 있을 때 외형이 조금 축소되더라도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니다.”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일시적 2주택자의 고민을 소개한 글이 게시됐다. 아파트와 상가주택 두 채를 보유한 한 2주택자가 세금을 줄이려고 아파트를 매도할지, 아니면 그대로 보유하는 대신 많은 세금을 내야할지 고민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글을 쓴 사람은 필명 ‘부동산아저씨’를 쓰는 김병권씨. 그는 공인중개사 신분으로 부동산 관련 도서를 펴낸 이력이 있는 부동산 컨설턴트다.

부동산아저씨는 2주택자의 고민에 대해 과감히 아파트를 매도하라고 권했다. 내년 4월까지 두 주택 중 하나를 팔지 않으면 확정적 2주택자가 돼 양도세 절세 효과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고민 상담자가 상가주택을 개인 사옥으로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두 주택 중 아파트를 파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 아파트 실거래가가 한 때 최고 20억원을 찍었는데, 8억원 초반대에 분양받아 양도차익이 생각보다 큰 상황이기 때문에 세금 문제를 무시할 수가 없다”며 “아파트를 매도한 뒤 동일한 단지 내 집을 18억원대에 다시 매수해서 취득가액을 높여놓으면 투자 만족도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거주 만족도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부동산아저씨는 “다주택자로서 외형 확장도 중요하지만, 세금 정리의 기회가 있을 때 외형이 조금 축소되더라도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들에게 보여 지는 ​외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내 주머니에 얼마가 들어오느냐의 내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하 원문>

부동산을 취득하게 되면 취득세를 내야하고 보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매도를 하게 되면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를 내야 한다. 그러므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행위는 결국 세금으로 시작해서 세금으로 끝이 나는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관리에 많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 중 ‘일시적 2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포기하고 2주택으로 갈지, 아니면 비과세혜택을 최대한 받기 위해 1주택으로 갈지를 두고 한번쯤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일시적 2주택자로 취득세와 양도세 문제로 고민하다가 상담을 신청해 왔다. 읽는 분들의 가독성과 상담자의 사생활보호를 위해 내용은 각색되었다.

/조선DB


1. 행운을 가져다 준 아파트

40대 후반 K씨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6년도 말에 신촌 이대역 근처에 위치한 30평형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나름 입지가 좋아서 경쟁률이 높았지만 K씨는 운 좋게 당첨이 되었다. 그 당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부양가족 점수에서 어머니에 대한 ‘+5점’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해당아파트에 입주 1년 전인 2019년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K씨는 해당아파트가 어머니가 남겨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해당아파트는 정말 K씨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왜냐하면 2020년 입주 당시 고1이였던 쌍둥이 딸들이 올해 모두 집 근처에 위치한 대학교에 입학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K씨는 아내와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후부터 이상하다 생각이 될 정도로 사업이 잘 풀려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K씨는 그 동안 모아놓은 여윳돈과 약간의 대출 등을 활용해서 2021년 4월쯤 서대문구에 오래된 단층 단독주택을 사놓았다고 한다. 지금보다 사업이 확장되면 해당 주택은 헐고 5층 상가건물로 신축을 해서 1~2층 상가는 월세를 놓고 3~5층까지는 사옥처럼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즉, 노후대비를 위한 월세수익과 사업을 위한 용도로 미리 선점해 놓은 것이다.

무엇보다 작년, 재작년에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조정 받으며 하락할 때에도 K씨가 매수한 단독주택의 경우 매수한 가격보다 상당히 많이 올랐다고 한다. K씨는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이후부터 이처럼 모든 일들이 잘 풀렸다고 했다. 그래서 해당 아파트가 K씨 가족에게는 ‘행운의 집’이라는 것이다.

2. K씨의 고민

이처럼 아무런 고민 없이 만사형통하기만 했던 K씨에게 최근 들어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고 한다. 그 고민은 바로 ‘세금’문제였다. 2021년 4월에 단독주택을 매입했기 때문에 24년 4월까지는 ‘일시적 2주택자’가 된다. 그럼, 내년 4월 이전까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매도해야 양도세를 최대한 절세 할 수가 있다. 즉, 내년 4월 이후에는 확정적 2주택자가 되어 양도세 절세효과가 없어지게 된다.

그런데 K씨의 경우 해당아파트를 8억 초반대에 분양을 받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생각보다 컸다. 그리고 한시적으로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유예기간이 내년 5월에 만료가 된다.그런데 내년 4월 달까지 해당아파트를 매도하지 않아서 2주택자가 되었는데, 혹시라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부활하기라도 하면 세금폭탄을 크게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만 놓고 본다면 해당 아파트를 내년 4월 전까지 무조건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뿐만 아니라 취득세도 문제였다. 21년도에 단독주택을 매입할 당시에는 서대문구는 규제지역이었으며 규제지역 내에서 주택을 취득할 경우 다주택(신규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가 있었다. 그러므로 K씨의 경우 8%의 중과세 대상자였으나 일단 일시적 2주택자로 취득세를 3%만 납부를 했었다. 그러므로 내년 4월까지 아파트(종전주택)를 매도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취득세 5%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이 또한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혹시 몰라서 단지 내 부동산 몇 곳에 집을 내놓았는데 몇 번 집을 보러 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한 곳에서 매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며 연락이 왔다고 한다. 2년 전 한 참 상승장이었을 때 신고가를 20억원 넘게 찍었으며 호가는 21~22억원까지 갔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7억5000만원에 집을 내놓은 것도 내키지 않는데, 내놓은 금액에서 3000만원 정도를 더 절충 해달라고 하니 매도하는 것이 더욱 내키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학교까지 안전하게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통학거리이면서 주변상권, 편의시설의 이용 빈도가 높은 딸들에게 이 집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아파트를 팔고 막상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섣불리 집을 매도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고 일시적 2주택으로 누릴 수 있는 ‘양도세 절세 혜택’을 포기하고 여기에 ‘취득세 중과세’까지 맞는다는 것은 금전적으로 쉬운 결정이 아니다. 3년이라는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K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3. K씨에게 해주었던 첫 번째 조언

‘신촌아파트를 팔아라! 그리고 다시 사라!’ 일단 신촌의 아파트를 매도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최대한 받으면서 매수가를 18억원으로 새롭게 세팅을 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아파트는 인근지역에서 대장역할을 하는 아파트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전고점 회복 여력과 향후 새로운 신고가를 갱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상승 동력이 충분히 잠재되어 있는 신촌의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은 자산증식면에서 굉장히 좋다.

그런데 문제는 ‘세금’이다. 세금은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씩 정리해서 최대한 덩어리를 줄여 놓고 가볍게 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양도세는 양도차익이 커질수록 세율이 올라가는 ‘누진과세’​이기 때문에 가급적 시세차익의 덩어리를 줄여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일단 매도하여 비과세(절세) 혜택을 최대한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아파트에 대한 가족들의 거주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동일 단지 내에서 다시 재매수를 했으면 한다. 이렇게 해서 ‘거주의 만족’과 ‘금전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으면 한다.

K씨 가족에게는 ‘동일 단지’이면 되는 것이지 꼭 ‘동일 호수’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는 다소 있을지 몰라도 환경적인 변화는 전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적응기간이 크게 필요 없어 가족들의 거주 만족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물론, 투자와 거주를 분리해서 상급지에 아파트를 매수하고 K씨 가족은 한 동안(딸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현재 살고 있는 단지(신촌아파트) 또는 인근단지에 전세를 얻어 거주하는 것도 조언해 주었다. 이렇게 하면 투자의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K씨의 경우 서대문구 토박이이면서 그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한, 투자목적도 중요하지만 실거주 목적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와 거주를 분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17억~18억짜리 아파트를 이렇게 팔았다 다시 사게 되면 거래비용(취득세, 중개수수료 등)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거래비용은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아래와 같은 3가지 이득을 가져다준다. 즉,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첫 번째 이득,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확정적 2주택이 되었을 때 추가로 납부하여야 하는 단독주택의 취득세 5%의 금액이 만만치 않다. 즉, 단독주택의 취득세로 납부해야 할 돈이 아파트의 거래비용보다 많다. 그러므로 아파트를 재매수 해서 납부하는 취득세가 더 저렴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을 아낄 수가 있다.

두 번째 이득, ‘세금정리를 할 수 있다.’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 세금정리를 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 취득가액을 8억원에서 18억원으로 높여놓음으로 인해 향후 양도차익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5년 후에 해당아파트의 가격이 23억원 되었다고 가정을 하면 양도차익이 15억원(23억-8억)이 아니라 5억원(23억-18억)이 되기 때문에 설령 향후에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이득,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아파트의 취득세는 나중에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필요경비로 인정을 받을 수 있어 양도차익의 덩어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양도세 절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취득가 자체가 17억~18억원인 고가아파트이기 때문에 K씨가 향후 1주택가 된다하더라도 해당 아파트의 양도세는 100%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나중에 매도할 때 취득세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어 양도세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 K씨에게 해주었던 두 번째 조언, ‘단독주택의 용도를 바꿔라!’

2번째 집인 단독주택의 용도를 근린생활시설(이하. 근생)으로 변경해서 주택 수에 포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참고로 ‘근생’을 ‘주택’으로 변경하는 것보다 ‘주택’을 ‘근생’으로 변경하는 것이 훨씬 쉽다. 왜냐하면, 용도변경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주차장인데 주택은 근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주택은 ‘세대당 ~몇 대’로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근생의 경우 서울기준 ‘134㎡(약 40평)당 1대‘만 확보하면 되기 때문에 주택에 비해 적은 주차공간만 확보해도 된다.

그러므로 주택을 근생으로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끔 대용량 정화조를 다시 묻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차장 확보에 비하면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며, 어려운 공사도 아니다. 이처럼 단독주택을 근생으로 용도변경하게 되면 K씨의 보유부동산은 주거용 1채와 비주거용 1채가 되기 때문에 ‘양도세’와 ‘취득세’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단독주택의 용도변경을 먼저 시도하는 것보다 아파트의 매도를 먼저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첫 번째 이유, K씨의 사업이 너무 잘 된다. 그러므로 K씨가 추가로 부동산을 매입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더욱 세금을 정리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정리를 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아파트에 대한 양도차익이 너무 크다. 일단 세금을 최대한 절세하면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이유, K씨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향후 단독주택을 헐고 상가건물(수익형+사옥용)로 신축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K씨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다시 단독주택인 상태에서 매도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파트에 대한 비과세를 받고 다시 재매수를 해서 일단 또 다시 일시적 2주택으로 3년이라는 시간을 유예시켜 놓고 해당 단독주택에 대한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때, 3년이라는 시간을 동안 애초 계획대로 신축(또는 용도변경)을 하지 못할 경우 아파트의 취득가액을 18억원으로 재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비과세혜택을 받지 못한다하더라도 양도차액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즉, 3년이라는 시간을 충분하게 활용하면서 상황을 고려해서 용도변경 또는 신축 등을 했으면 한다.

5. 덧붙이는 조언(요점정리)

우리가 다주택으로 자산의 판을 키우려고 하는 이유는 결국 최종적으로 보다 더 많은 ‘순자산’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외형확장도 중요하지만 세금정리의 기회가 있을 때 외형이 조금 축소되더라도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에게 보여 지는 ​외형(자산)​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내 주머니에 얼마가 들어오느냐의 내실(순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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