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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올스톱에 서울시 SH공사 "능력 있는 우리가 개발"…역할 확대 무리수 논란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10.30 11:46

[땅집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을 LH가 아닌 SH가 주도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발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개발할 땅이 바닥난 서울시를 벗어나 경기권으로 진출해 SH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해본 적이 없는 SH가 신도시 사업시행자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한 지방 공사 관계자는 “LH가 국민 질타를 받고 있는 틈을 타 SH 역할을 부각하고 싶어서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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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 인근 해찬솔 근린공원에서 세곡2지구 사업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30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헌동 사장은 3기 신도시를 LH가 짓는 수준이 아닌 명품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택지 확보를 위해 3기 신도시 뿐 아니라 강원도와 충청도도 직접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에 초기에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대부분 착공조차 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김 사장은 “LH가 신도시 개발을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라 자금력을 갖춘 SH가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 주택 공급난 우려도 커지는 상황에서 SH가 본래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S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 모두 실적이 저조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SH가 지난 9월까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은 8749가구다. 당초 올해 공급 목표치인 1만 3744가구와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경기도의 신도시개발에는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매입임대주택 공급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4월 보궐선거로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 2022년과 2023년 매입임대주택 공급계획은 전임시장 때보다 감소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2022년도 공급실적은 5150호 계획 대비 단 16.5%인 850호 매입약정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SH도 서울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뽀죡한 방안이 없다”며 “LH가 국민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SH 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도시 개발 사업시행자는 국토교통부가 지정한다. 토지주택공사와 지자체 도시공사들이 지분참여 방식의 협약을 통해 진행한다. 참여 지분율에 맞춰 사업비를 투자한 뒤 개발이익을 나눠 받는 방식이다.

3기 신도시 조성사업 시행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분 비율이 평균 70%가 넘는다. 하지만 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 등이 커지면서 조직과 기능 축소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업 지연 등 주택공급 계획 차질에 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SH가 3기 신도시 사업참여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과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싸고도 LH,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가운데 인천계양지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기도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토지주택공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개발 이익도 경기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환원될 수 있다. SH가 경기도에서 얻은 개발이익을 서울시에 쓰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를 개발한 이익은 신도시에 양질의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교통, 의료시설 인프라 시설을 갖추는데 사용될 것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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