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5일 별세한 최원석 동아그룹 전 회장은 별명이 재계의 풍운아였다. 스물살에 CEO를 시작, 30대에 동아건설 대한통운을 이끌었고 당대 최고의 미인, 배우, 가수,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마지막 가는 길은 부인조차 없었다.
최 전 회장은 동아그룹 창업주 최준문 명예회장의 아들로 한양대학교, 미국 조지타운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스물 세살이 되던 해인 1966년 동아콘크리트 사장을 시작으로, 30대에 동아건설 대한통운을 맡았다. 중동특수가 한창이던 80년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토목사업이라던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 한국 대표 건설업체로 급부상했다.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아파트를 선물하는 통큰 회장님으로도 유명했다.
전성기에 동아그룹은 22개 계열사를 이끌며 재계 순위 10위, 자산규모 11조원이 넘었다. 동아건설은 당시 국내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었다가 1997년 IMF외환위기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동아건설은 1998년 9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1호 기업으로 지정됐지만 2001년 최종 파산했다.
파산은 의외였다. 당시 동아건설은 국내 13개 단지 1만4300여가구의 아파트 공사를 포함 115건 2조1085억원어치의 국내 공사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4개국 12건에 69억달러어치의 해외공사를 맡고 있었다.
동아건설이 파산될 경우,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리비아 정부가 발주할 예정이던 리비아 대수로 3,4,5단계 공사수주가 불가능해지는 등 엄청난 부작용이 예상됐다. 외환위기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수많은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지만, 동아건설처럼 대형건설사가 파산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와 관련 최원석 회장은 생전에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 김대중 정부가 재벌 손보기 차원에서 동아그룹을 해체했다”고 주장했다.
동아그룹 몰락에는 최 회장의 사생활도 한 몫했다. 최회장은 1999년 미스코리아 출신 장은영 전 KBS 아나운서와 스물일곱 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 부부는 결혼 11년만인 2010년 이혼했다. 최 회장의 첫 결혼상대는 미스코리아로, 신도환 의원의 딸인 신정현씨였다. 최 전 회장은 원조 섹시 스타 배우 김혜정씨와 재혼했다가 이혼한 뒤 1976년에는 가요 ‘커피 한잔’으로 유명한 펄시스터즈의 멤버였던 배인순씨와 또 결혼했다. 이혼한 전 부인 배인순씨는 저서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 잔’에서 최 전 회장의 여성편력을 폭록해 파문이 일었다.
중동진출을 선도해 오일달러를 쓸어모았던 능력있는 기업가였지만, 사생활로 더 자주 화제가 됐다. 동아건설이 지은 성수대교 붕괴로 기업 이미지도 좋지 않았다. 최원석 회장은 동아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개인 재산까지 몰수당했다. 이후 지금까지 40여 건의 민형사 재판을 받았고 2004년에는 법정 구속돼 6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했다.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했던 장은영씨는 결혼 11년만인 2010년 이혼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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