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오세훈, 박원순의 1100억 세운지구 공중보행로 철거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10.24 12:55 수정 2023.10.24 15:54
[땅집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조감도. /서울시


[땅집고] 서울시가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시행한다.

24일 서울시가 공개한 변경안은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약 43만㎡ 부지를 대규모 녹지공간과 업무·주거용 건물, 다양한 문화·상업 시설이 어우러진 녹지생태도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재개발 사업 진행시 반영해야 할 지침을 담고 있다.

■오세훈의 '아픈 손가락' 세운지구…1100억짜리 공중 보행교 등 철거할듯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오 시장의 도심 개혁 프로젝트인 '서울 대개조'를 상징하는 지역이다. 오 시장이 10여년 전 서울시장직에 있던 시절 세운지구 개발을 추진했지만,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이 재생과 보존 중심으로 세운지구를 다루면서 재개발 사업이 표류됐다.

그러는 사이 세운지구는 준공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97%에 달하는 낙후 지역이 되면서 오 시장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세운지구에서 붕괴, 화재 등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은 57% 정도다. 이 건축물 중 40% 이상은 현행 소방시설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며, 화재가 발생할 때 소방차 진입에 필요한 최소 폭 6m를 확보하지 못한 도로도 65%나 된다.

그동안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이 세운지구에 1100억원을 들여 설치한 공중 보행로를 놓고 '대못'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임 시장님 시절 1100억원을 들여서 공중 보행로를 만들어, 속된 표현으로 대못질을 해 놓고 나갔다"며 "이것이 거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번에 오 시장이 내놓은 세운지구 개발 변경안에 따라 공중 보행로는 물론이고 세운지구 일대 낡은 상가들 7개동이 전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시작으로 공청회, 타당성 조사, 예산 편성 등 행정 절차를 거치면 2026년쯤 철거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세운지구 구역 147개→23개 통합, 3가지 목표 따라 개발 

2014년 고시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에선 구역을 171개로 잘게 쪼갠 데다가, 각종 건축규제로 사업실행력이 낮아 지금까지 24개 구역만 사업이 추진됐다. 나머지 147개는 정비구역이 해제될 위기에 처했다. 이 점을 감안해 시는 이번 변경안에서 147개 구역을 23개로 통합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재개발을 활성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쾌적하고 건강한 녹지생태도심', '경쟁력 있는 활력창조도심', '매력 넘치는 고품격 문화도심'이라는 세 가지 중점 목표에 따라 세운지구 일대를 개발하는 방안을 이번 계획안에 함께 담았다.

[땅집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조감도. /서울시


먼저 녹지생태도심 측면에선 세운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인현(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상가군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한다. 완공하면 약 13만9000㎡에 달하는 녹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인근 북악산에서 창덕궁, 창경궁, 종묘,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 축과 종묘 등 역사문화자산을 더 돋보이게 하는 역사경관축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단절된 도심의 동서 간 흐름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생활과 직장, 주거가 공존하는 활력창조도심을 위해서는 을지로 일대 업무·상업시설을 개발할 때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100만㎡ 이상의 신산업 인프라가 공급될 수 있을 방침이다. 청계천과 도심공원 일대에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직주 혼합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약 1만가구 규모 도심 주거단지를 만든다. 세운지구에서 주택을 개발할 때는 공급주택 수의 10%를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확충해 직장인,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 계층에 공급한다.

서울시는 현재 도심 상권이 침체하고 영화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면서 침체기에 접어든 충무로 일대를 도심 문화거점으로 활성화하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민간에서 충무로 일대를 재개발하는 경우 공연장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문화시설 설치를 의무화한다. 공공에서는 을지로 일대 도심공원 하부에 1200석 규모 대규모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는다.

[땅집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조감도. /서울시


변경안에는 위 같은 방식의 개발 비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부문별 지침이 들어있다. 토지이용계획, 용적률 등 밀도계획,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높이·경관계획, 건축계획, 기반시설계획 등이다.

정비구역과 일부 상가는 통합해서 재개발하기로 했다. 중구청 일대 6-4-1구역과 인현(신성)상가다. 이들 구역은 물론 다른 구역도 주민이 상가군과 통합 개발을 원한다면 시가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공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거나 직접 사업을 시행해 정비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는 기존 소상공인에게 단계별로 공공임대상가를 공급하는 등 지역 영세사업자를 위한 대책이 여럿 포함됐다.

시는 주민공람을 시작으로 지역주민, 시민, 각계 전문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견을 토대로 계획안이 확정되면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이 본격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종묘∼퇴계로 일대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선도사업인 만큼,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대학가 주변에 아직도 오피스텔, 원룸?! 이젠 수익률 끝판왕 코리빙하우스로!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화제의 뉴스

한때 미분양 강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국평 25억 돌파
신축 아파트 귀해진다…'원주 푸르지오 더 센트럴' 눈길
조국이 선택한 그 아파트 '8억 로또'로 재건축…내달 9일 특별공급
"분당 선도지구 탈락이 승자의 저주 피하는 호재"…성남시, 매년 1만 가구 재건축
관악역 '안양 아카디아 포레' 조합원 모집

오늘의 땅집GO

'선도지구' 분당, 승자의 저주 걱정…장수명 주택 등 사업비 증가
"아파트인 줄 알았는데 오피스텔?" 정부 규제완화에 소비자 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