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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1조 '중동 대박'기대 …박근혜 땐 이란 52조 수주 공염불 쪽박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10.23 14:36 수정 2023.10.23 17:44
[땅집고] 22일(현지 시각)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알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만나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계기에 양국이 체결한 수주 계약과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 건수만 50건을 넘고, 수주액 규모는 약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분위기를 타서 해외건설 수주액도 연내 목표액인 3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뻐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나온 수치는 대략적인 내용이 많아서 실제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경제사절단이 돌아온 후에 봐야 하는 데다가 최근 중동 정세나 장기 미수금, 사업 현실화 등 불안 요소가 많은 점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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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에 이어 국빈 오찬을 함께 했다. 이어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ㆍ사우디 투자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 양국 기업은 에너지, 인프라,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에서 투자 MOU와 계약 46건을 체결하는 등 총 156억 달러 규모의 MOUㆍ계약 51건을 체결했다. 앞서 체결한 계약을 감안하면 사우디는 한국 기업과 290억 달러(39조원) 규모의 투자 MOU와 계약 26건을 체결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계약은 현대자동차가 사우디 국부펀드와 맺은 4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계약이다. 연 5만 대의 전기차 등을 양산하는 이 공장은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력과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은 아람코와 블루 암모니아 생산 협력에 나선다. 풍림파마텍과 사우디의 올케어그룹은 사우디 내 의료기기 생산을 위한 공장 건립 관련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해외건설협회


중동 붐이 이는 가운데 해외건설 분야에서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수주액을 보면 정부가 내건 수주 목표액인 350억달러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나 중동 정세 불안 등이 겹치면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누적액은 235억3000만 달러 수준이다. 작년 동기(224억 달러)보다 5%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 3분기 수주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 2014년은 각각 459억 달러, 483억 달러로 450억 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다 2015년 345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100억원 중반대까지 뚝 떨어졌다가 작년부터 다시 200억 달러 대로 올라왔다.

10월 성과까지 더한다면 300억달러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문 성과 뚜껑을 까봐야 실제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이 많다. 현재 대통령실에서 공식 확인한 수주 계약은 다양한 업종이 섞여 있어 건설 실적이 얼마나 될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주 목표액 자체를 의미 없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해외건설 특성상 계약을 체결하고도 미수금으로 남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이 발발하며 중동 정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 53억 달러 철도건설 가계약 등 52조의 수주 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나 실제로 본계약으로 이전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국토교통위원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해외건설협회와 각 건설사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발주처에서 1년 이상 못 받고 있는 장기 미수금은 총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국가별로 보면 절반 이상(53.47%)이 이라크에서 발생했고, 이집트(12.77%), 베트남(9.43%), 리비아(6.45%), 인도(4.11%) 순으로 중동에 집중됐다.

돈을 못 받는 이유로는 발주처 재정 악화(61.43%)가 가장 많았고, 합의 지연(12.90%), 전쟁, 쿠데타 등 국가위험(9.05%)이 그 뒤를 이었다. 강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미수금을 해소하기 위해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익명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손가락 약속만큼 가치 없는 MOU를 맺은 걸로 공사계약이 이뤄지고 공사대금이 착착 들어 올리가 없다”면서 “특히 정부는 사우디에 굉장한 희망을 걸고 있지만, 중동의 불안한 정세로 인해 더더욱 사업 진행이 가능할 지를 알기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출국해 오는 24일까지 사우디 리야드를 국빈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사우디 일정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을 포함한 대규모 경제사절단 130명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무리한 뒤 25일까지 카타르 도하를 국빈 방문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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