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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데…강남은 신고가 속출, 경기·강북은 매물 쌓여 '부동산 초양극화' VS '2차 폭락' 전조?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3.10.20 17:01 수정 2023.10.20 17:34

[더 혼란해진 부동산 시장] 초양극화 현상

/그래픽=윤수민 기자


[땅집고]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에 근접하면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서울 강북에서는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조정되는 등 반등세가 진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핵심 지역 집값은 더 오르고, 애매한 지역 집값은 계속 침체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약빨이 떨어지면 지역 상관없이 부동산 집값이 60~70% 수준까지 떨어지고 매물이 적체하는 부동산 혹한기가 온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땅집고]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뉴시스


■ 수도권 집값 전고점 85% 회복, 압구정선 신고가 속출

단순 수치로 보면 집값은 다시 반등세를 탄 듯이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9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아파트ㆍ연립ㆍ단독주택 등 주택종합 매매가격이 0.25% 올라 전월(0.16%)보다 상승폭이 확대했다. 전국 주택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7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과 수도권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부동산R114'가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2023년 1월~9월 14일까지의 같은 단지 동일 면적 집값을 비교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고점의 85%선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특히 용산구(97%), 강남구(96%), 서초구(93%), 중구(93%) 등 전고점의 90%를 넘어섰고, 경기도 내에서 다시 ‘10억원 클럽’에 진입한 단지가 속출했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도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현대7차 196㎡(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7일 68억5000만원으로, 2021년4월 전고점인 62억8000만원 대비 5억7000만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인근 신현대11차의 183㎡도 지난 5일 올 7월 신고가(64억원)보다 높은 69억 5000만원에 손바뀜 했다.

정부도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사실상 집값 반등을 인정하는 모습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19일 “금리를 금방 다시 1%대로 내리는 등 부동산을 오르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대해 경고했다.

/그래픽=백형선



■”겪어보지 못 한 초양극화 시장으로 갈 것…집값 폭락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좋은 지표가 하나도 없는 현 경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일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으로는 핵심 지역만 강보합세를 보이는 ‘초양극화’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강남만 봐도 부동산 심리는 아직 무너지진 않았다”며 “무주택자나 영끌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강남4구에 마용성 등 지역에서는 갭 메우기와 갭 벌리기가 이어지며 당분간 시장은 강보합 상태로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명목으로 내놓는 정책이 시장을 받치고 있지만, 총알이 떨어져 가고 있다”며 “강남 등 핵심 지역은 괜찮아도 중산층이 사는 지역의 아파트를 비롯한 비아파트 주택 시장에서는 벌써 악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역전세난으로 집이 팔리지 않아 집도 팔 수도 없고, 전세금도 못 돌려줘 결국엔 경매 등으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내 법원 임차권 설정등기(임차권 등기명령) 명령 건수는 작년 7월 277건에서 올해 7월 2016건으로, 1년만에 6배가 늘었다. 한 교수는 “정부가 또 몇 번 극약처방을 하면 시장은 반짝 살아나는 듯이 보이겠지만, 기초 체력이 너무 약해졌기 때문에 결국 집값은 현재의 6, 7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대내외 불안 요소 손에 꼽기도 힘드네…위태로운 부동산 시장

실제로 대내외 지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금융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 상승,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못 돌려주게 된 ‘역전세난’, ▲새마을금고 불안, ▲6개월째 증가 중인 가계대출, ▲3고(高) 현상(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국내 불안 요소만 해도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국제 유가 급등,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 ▲미 국채 금리가 16년만에 5%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 조짐 등 초대형 글로벌 악재도 있다. 각종 변수로 인해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6번 연속 3.5%로 동결했으나, 시장금리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미 7%를 넘어섰으며 연내 8%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나온다.

위태로운 조짐은 벌써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프롭테크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000개를 넘기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복 조짐을 보이던 서울ㆍ수도권 청약 시장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경기도 광명뉴타운에 3344가구 대단지로 조성한 ‘트리우스 광명’와 ‘수원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는 각각 1순위 분양 마감에 실패했다.

준서울 위치에 국평 분양가가 각각 12억원, 9억원 수준이라 과도하게 비싸지 않은데 미달한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서울에서도 미계약 단지가 있었다.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달 1순위 청약 경쟁률 14대1을 기록했지만, 일반분양 771가구 중 40% 수준인 300여 가구가 미계약을 기록했다. 무주택 성인들의 필수품처럼 여겨지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매달 8만명씩 급감하고 있다. 잔고 금액도 지난 1년 9개월 동안 2조원 넘게 감소했다./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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