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달 11일까지 ‘귀사’가 수주를 위해 불법으로 개설해 관리·운영 중인 소통방을 폐쇄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 홍보규정 위반행위로 1차 경고 조치합니다. 이 방을 이달 20일까지 폐쇄하지 않을 경우엔 2차 경고를 하겠습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이 단단히 뿔이 났다. 조합 측은 ‘귀사’를 향해 3회 이상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시공사 선정 입찰 자격을 박탈한다고 강조했다. 귀사는 바로 GS건설이다.
GS건설은 수년 전부터 노량진1구역 시공권을 점찍었다. 사업비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은 총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해 노량진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지난 달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시공(도급) 능력 순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건설사 6개 회사를 포함한 7개사가 참석했다.
■노량진1구역 “GS건설, 가만 안 둬!”…GS건설 “사실무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량진1구역재개발조합은 GS건설에 ‘시공사 선정 홍보규정 위반에 따른 1차경고 통보(문)’을 발송했다. GS건설 측이 노량진1구역 시공권 확보를 위해 지난 3월 만든 ‘1구역 소통공간’ 오픈채팅방을 폐쇄하라는 내용이다. 조합은 이 오픈채팅방이 ‘시공사 선정계획’ 홍보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조합 관계자는 “GS건설 측은 조합원과 비조합원 등 500여명을 가입시켜, 조합과 설계사무소 등을 비방하며 노량진1구역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에 따르면 올 3월 개설된 오픈채팅방 운영자는 GS건설 관계자다.
반면 GS건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부에 문의한 결과, 그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시공권, 랜드마크 짓는 기회일 수도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서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논란은 셀 수 없이 많다. 법적다툼을 거쳐 시공사를 변경하거나, 수백억원 보상금을 물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분쟁은 입지가 좋거나 대개 사업성이 높은 곳, 규모가 큰 단지에서 많이 일어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롯데건설을 제치고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무리하게 고도 제한 가능을 추진하다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할 뻔 했다.
규모가 크면 입주 후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공사 입장에서 주요 사업장 시공권을 확보하는 건 입지가 우수한 곳에 ‘랜드마크’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GS건설은 일찍이 노량진1구역에 집중해왔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중 가장 면적이 넓고, 가구 수가 많아 핵심 사업장으로 꼽힌다. 조합은 이곳에 최고 33층, 28개동, 2992가구를 규모를 지을 계획이다. 지하철역 1·9호선 노량진역도 가깝다.
공사비도 상당하다. 조합에 따르면 3.3㎡(1평)당 공사비는 730만원으로, 총 사업비는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는 1군 건설사의 1분기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노량진1구역, 시공권은 어디로?
다만, 이 공사비가 흥행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최근 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 자잿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부분 건설사들은 주요 사업장이 아니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도심 정비사업장도 예외가 아니다. 노량진 1구역이 책정한 공사비는 최근 오름세를 반영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달 열린 현장설명회엔 총 7개사가 참석했다. 7개 건설사 중 6개 회사는 시공(도급) 능력 순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건설사다.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의견과 통상적이라는 의견이 모두 나왔다.
한편, 노량진1구역은 다음 달 20월 입찰 마감할 예정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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