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 분양가가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도 나온다. 2020년 이후로 공사비가 급등했고, 지난 1월 정부가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해제하면서 벌어진 결과다.
12일 청약홈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공급하는 ’더샵 강동센트럴시티’ 아파트 전용면적84㎡ 분양가는 최고 14억2640만원이다. 인근 대단지인 ‘래미안강동팰리스’가 지난달 12억7000만원(7층)에 팔린 것에 비하면 1억5000만원 넘게 비싸다.
’더샵 강동센트럴시티’는 전 주택형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다. 전용 59㎡ 분양가는 최고 10억26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인근에서 GS건설이 공급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 같은 평형대 분양가 7억75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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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파트 입지·규모 등이 다르지만, 같은 자치구에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수억원이 올랐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한 네티즌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언제까지 지 모르겠다”며 “죽기 전, 새집에 한 번 살아볼 수 있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3.3㎡(1평)당 월별 평균 분양가는 1653만3000원이다. 전월 대비 1.69%, 작년 동월 대비로는 12.47% 올랐다.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컸다. 3.3㎡당 3179만5500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평균 16.46%가 뛰었다. 전용 84㎡ 분양가로 환산하면 10억5000만원이다. 월별 평균 분양 가격은 공표 직전 1년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 분양 가격이다.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한 첫번째 이유는 높아진 공사비를 꼽을 수 있다. 콘크리트나 시멘트, 골재 등 주요 자재 가격이 줄줄이 올라서다. 대한건설협회의 거래가격 동향에 따르면 고장력 철근 가격은 3년 전 동기 가격(66만5000) 대비 33% 이상 증가한 톤당 88만5000원이다.
건설사들이 부담하는 자잿값도 오름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건설이 구입한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당 7만8800원에서 올 상반기 10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외에 철근, 레미콘, 전선 구매 단가도 증가했다.
여기에 규제 완화가 무더기로 이뤄지면서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국토교통부는 올 1월에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뺐다. 규제지역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는다. 당시 정부는 주택 시장 연착륙을 위해 대책을 내놨으나, 분양가를 통제하던 마지막 규제마저 풀어버린 셈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서울 정비사업 시행자인 조합은 자유롭게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됐다. 공사비 인상분을 일반분양가로 전가할 수 있는 것이다.
후분양 아파트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전용 84㎡ 분양가는13억3930만원이었다. 인근 신축 단지 ‘상도역 롯데캐슬파크엘’ 같은 주택형은 13억원대다. 구로구 분양 단지 ‘호반써밋개봉’는 개봉 푸르지오’ 실거래 가격(8억3000만원)보다 억 단위로 높은 분양가를 내세웠다.
두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결국 무순위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호반써밋 개봉’ 두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이달 중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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