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유럽의 저택 등 해외 건축은 TV나 영화를 통해 흔히 소개된다. 하지만 명실공히 '아파트 공화국'인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직접 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 땅집고가 국내 건축 사례를 통해 건축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소개한다.
[한국의 현대 건축] 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한 사람을 위한 집'
[땅집고] 충북 영동군 상촌면에 자리 잡은 천마산. 산 진입도로에서 60m 정도 오르면 지상 2층 규모의 농가주택 '한 사람을 위한 집'이 있다. 이 집은 대지 670㎡에 자리 잡은 연면적 59㎡ 규모의 주택으로 2019년 7월 준공했다.
■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드로잉웍스(DRAWING WORKS)
위치 :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고자리 437
대지면적 : 670㎡
건축면적 : 38.39㎡
연면적 : 59.26㎡
건폐율 : 5.73%
용적률 : 11.6%
시공기간 : 2019년 4월~2019년 7월
사진작가 : 김재경 작가
건축주는 40대 남성으로 병환을 앓고 있는 부모님을 모시면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기존에 건축주 부모님이 살던 농가주택 옆 자투리 땅에 홀로 거주할 집을 짓기로 한 것.
■ 협소한 건축면적 덕에 개성 있는 2층 돌출 집 설계
신축 건물이 들어서는 공간은 자투리땅이라 규모가 협소했는데 건축면적이 38㎡였다. 외부 통로를 설계할 것까지 고려하면 1층 바닥면적은 최대 20㎡ 이하 규모로 지어야 했다.
이 점 때문에 건축가는 2개 층을 계획했다. 2층의 바닥면적을 1층보다 크게 설계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른바 '캔틸레버 구조'로 1층이 힘을 받아 지지하고 2층은 1층보다 1m 돌출시켰다. 돌출된 2층의 아랫부분은 1층에서 통로로 활용된다.
■ 집안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는 산속 경치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경사지 아래를 바라보는 방향의 건물 외벽을 곡선으로 마감했다는 점이다. 내부 벽면 간 단절이 없어 시야가 끊기지 않아 외부 경치를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다.
건축가는 이 주택이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부엌, 침실 등 건물 내 어느 공간에서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동서남북에 창을 냈다. 창을 통해 가을 단풍이나 녹음 등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건물 1층은 공용공간에 해당하는 부엌과 다용도실이 배치돼 있으며 2층은 침실이 있다. 건축가는 1층 바닥을 석재타일로 마감해 물로 청소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는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을 주는 마감재(모노쿠쉬)를 사용한 반면 내부는 산속 주택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목재(자작나무)로 마감했다.
이 집을 설계한 김영배 드로잉웍스 대표는 “건축주가 주택 내부에 들어섰을 때 건물이 외부 환경과 단절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했다”며 “실내 어느 공간에서나 외부 경치를 파노라마뷰로 감상할 수 있는 것, 목재로 벽면을 마감한 것 모두 외부 환경과 건축물 내부 공간을 연결하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 콘크리트 대신 ‘이것’으로 지은 덕에…공기는 절반으로, 공사비는 20% 절감
이 주택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공사에 어려움이 따랐다. 건축 현장에 도달하는 도로가 좁고 경사가 높아 콘크리트 구조로 짓기 위한 자재를 운반할 1.5톤 트럭의 출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가는 벽과 지붕을 콘크리트 구조 대신 목구조로 지었다. 다만 목구조로 지은 덕에 시공을 11주만 에 끝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통상 콘크리트로 지으면 양생 기간 때문에 공기가 두배 정도 더 걸리는데 목구조로 지으면서 공기가 절반으로 단축됐다”며 “비용도 콘크리트 대비 70~80%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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