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수원과 화성 일대에서 다시 전세사기 피해 신고 접수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대책 무용론이 커지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임차인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이들이 여전히 실질적인 보호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긴 했으나, 정부가 제시한 구제 요건이 과도하게 까다롭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10일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영업일인 정씨부부와 그의 아들, 이들 관련 법인이 소유한 건물과 관련한 피해 신고가 모두 245건 접수됐다. 지난주 초까지는 신고 건수가 100여건에 머물렀지만, 일부 건물의 경우 경매에 넘어갈 위기라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일주일 사이에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주로 20~30대 사회 초년생 등으로 고소장에 명시된 피해액수만 해도 최소 7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또 한 번 대규모 전세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제시한 구제 요건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데다 까다로워 구제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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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입증하지 못했거나 다수의 피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에서 특별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선(先)구제 후(後)회수' 같은 방안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결과 피해자들은 빚에 빚을 더해 버티며 대출받아야 했다"면서 "정부는 주거비 지원보다 무이자 대출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5%에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도 국토부의 과도한 요건 적용으로 인해 실질적인 구제를 받지 못한 피해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국토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광주북구갑)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부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과정에서 전체의 94%(530 건)가 특별법의 '기망·사기 의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법 제정 당시 ‘다수’ 의 피해 발생을 증명하기 어렵고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화한 것이다.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선구제 후구상’ 방안 대안으로 최우선변제금만큼 무이자 장기대출을 하는 방안이 포함됐지만, 특별법 시행 이후 지난 4개월 동안 실적은 단 2건에 불과했다 .
경·공매가 완료될 때까지 저리로 대환대출을 해주는 정책은 신청 401건 중 391건이 처리됐고, 신규전세 희망자에게 제공하는 저리 전세대출은 신청 269건 중 83건을 처리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받지 못해 전세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신용 불이익을 막기 위해 도입한 분할상환은 고작 24건에 불과했으며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도 각각 12건 , 6건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경기 수원, 화성에 이어 김포까지 전세사기 피해 신고 접수 규모가 확대하는 가운데, 전국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선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장은 “사기 피해 규모와 수법이 워낙 다양해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이 많고, 2차 가해가 두려워 신고 접수에 나서지 못한 사례도 있다”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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