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NPL(부실채권)은 불황을 먹고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요즘 경기 침체와 고금리 시대를 맞아 개인 투자자에게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시근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펴낸 ‘나는 경매보다 NPL이 좋다’는 NPL을 전혀 모르는 투자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 개념과 투자방법, 경매, 공매, 부실채권을 아우르는 풍부한 실전 사례를 담았다.
[땅집고 북스-나는 경매보다 NPL이 좋다] ①은행은 돈되는 NPL을 왜 팔까요?
[땅집고] 사람들은 NPL(Non Performing Loan, 무수익 여신)에 대해 두 가지 오해를 한다. 어렵고, 어딘지 합법적이지 않은 검은 거래 같다는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부동산 재테크 교육을 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NPL에 관심은 있으면서도 부담스러워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NPL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3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NPL이 뭔지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둘째, 은행은 왜 돈 되는 NPL을 파느냐는 것이다. 셋째, NPL은 어디서 살 수 있느냐다.
개념이나 정의는 어려울지 몰라도 실전 사례를 얘기하면 아주 쉬워진다. 다음에 나오는 선영 씨와 행복은행의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가 쉽게 이해된다면 NPL 투자의 첫발을 훌륭하게 뗀 것이다.
선영씨는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위해 행복은행 문을 두드렸다. 은행은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1억원을 대출해 줬다. 선영씨는 그동안 알뜰살뜰 모은 돈에 행복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합해 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를 구입했다. 행복에 겨운 나날도 잠깐, 남편의 사업이 망해 대출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려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대출이자 납부를 3개월 이상 밀리게 됐다.
행복은행은 밀린 이자와 대출원금을 받기 위해 선영씨가 소유한 아파트를 경매 신청했다. 이제 행복은행은 2가지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한다. 경매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매각대금에서 배당금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선영씨 아파트의 근저당권을 팔아치울 것인가?
선영씨 사례를 잘 살펴보면 경매와 부실채권 개념을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한 근저당권이 바로 부실채권이다’ ‘부실채권(갚지 못한 근저당권)을 회수하기 위한 방법이 경매이다’ ‘부실채권(갚지 못한 근저당권)은 거래할 수 있다’
이제 은행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몇 달 있으면 경매를 통해 부동산이 팔리면 매각대금에서 채권액만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기다렸다가 배당금을 받는 게 이익이긴 한데,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고 인건비도 들어간다. 부실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일정 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부실채권으로 매각해 빨리 손을 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한다.
자, 그런데 은행은 1억원짜리 부실채권을 얼마에 팔 것인가를 고민한다. 1억원짜리 부실채권이란 나중에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아무리 바보라도 그것을 1억원에 그냥 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깎아줘야 살 사람이 달려든다.
바로 이 부분이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사람이 거둬들일 수 있는 과실이다. 앞서 선영씨의 부실채권을 7000만원에 샀다면, 나중에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7000 만원에 산 셈이다. 3000만원이라는 이익을 미리 확보하고 시작한 것과 다름없다. 한 마디로 ‘먹고 들어가는 장사’다. 경매와는 달리 세금 혜택까지 주기 때문에 부실채권의 과실은 더욱 달콤하다.
우리는 일상생활 가운데 수많은 채권채무 관계를 맺는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태는 심심찮게 발생한다.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하면 ‘NPL(Non Performing Loan, 무수익여신)’ 혹은 ‘부실채권’이라고 한다. 아파트 대출금 이자를 3개월 연체해도, 카드 대금이나 휴대폰 요금, 외상값을 3개월 연체해도 모두 NPL이다.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 NPL이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우리도 까딱 잘못하면 NPL의 채무자나 채권자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대출 있는 곳에 NPL이 있고, NPL 있는 곳에 경매가 있다. NPL을 부르는 다른 이름도 있다. 여러분이 모두 다 아는 ‘부실채권’을 포함해 ‘근저당권부 채권’, ‘무수익 여신’, ‘고정이하 여신’이다. 앞으로 이런 이름들을 들으면 “아하, NPL”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NPL을 왜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NPL을 딱 부러지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개월 이상 연체한 대출채권’으로 ‘고정’ 이하 여신이다. 그런데 왜 ‘고정’ 이하 여신이란 조건이 하나 더 붙었을까.
자산건전성 5단계 분류표를 살펴보자. NPL이라고 다 똑같은 NPL이 아니며, 부실 정도에 따라 다시 3가지로 나뉜다. 부실 정도는 단지 연체 기간이 아니라, 채무를 갚을 능력으로도 판단한다.
NPL은 물적 담보가 있는 담보부 부실채권과 담보가 없는 무담보부 채권이 있다. 물적 담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부동산, 신용증서는 물론 유체의 동산, 건설중기, 항공기, 선박 등이 있다. 그 중 무담보부 채권에는 카드 대금, 휴대폰·통신비 미납금은 물론 차용증, 외상값, 미납된 제품 대금 등이 있다. 이외에 개인회생 채권, 워크아웃 채권 등 특별 채권, 기업재무구조개선 채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등이 있는데, 나머지는 이름만 알아두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담보부 부실채권, 그중에서도 부동산이 담보인 부실채권이다. 부동산 종류는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상가, 빌딩, 공장, 목욕탕, 병원, 주유소, 농지, 임야 등으로 아주 다양하다.
무담보부 채권은 왜 관심을 가지면 안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담보 없이 채권 추심을 진행하므로 일반인이 뛰어들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 /글=성시근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부동산학 박사), 정리=배민주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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