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맹꽁이 보러 대구시 ‘맹꽁이 축제’ 왔는데, 정작 주인공인 맹꽁이가 없다니요…;;”
지난 9월 대구시가 달서구 달성습지 일대에서 개최한 ‘맹꽁이 축제’. 공식 명칭은 ‘생명사랑 환경축제, 맹꽁이야 놀자’다. 시민들이 달성습지를 직접 방문해 이곳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구시가 마련한 행사다.
2013년 달성습지에서 멸종위기종 2급 생물인 맹꽁이가 대규모로 발견되면서 시작된 이 축제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9회차를 맞이했다. 달성습지가 전국 최대 규모 맹꽁이 서식지인 점을 겨냥해, 맹꽁이 축제를 지역 핵심 환경 행사로 자리매김하려는 대구시 노력이 이어졌다. 대구시가 맹꽁이 축제에 투입하는 예산은 약 2500만원.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달성습지 생태 투어, 생물 다양성 탐사, 생태 체험 부스 등을 마련했다.
그런데 대구시 맹꽁이 축제에서 정작 주인공인 맹꽁이를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어 방문객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맹꽁이 천지던 달성습지에서 2014년 전후로 맹꽁이가 자취를 감춰버린 탓이다. 이유가 뭘까.
환경단체에선 맹꽁이 실종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을 꼽고 있다. 달성습지 인근에 뚫린 이 도로는 대구 성서에서 경북 칠곡 지천까지 총 32.91km 길이로, 2014년 5월 착공해 2022년 3월 공식 개통했다. 대구시를 관통하는 핵심 도로인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등 기존 길목과 연계해, 대구·경북 지역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한 도로다.
그런데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가 착공한 2014년부터 맹꽁이 개체 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1년 대구시 달서구 일대 저수지인 대명유수지에서 번식한 맹꽁이 3만여마리가 낙동강 제방을 통해 달성습지로 이동하는 장면이 발견됐고, 2013년 달성습지 일대에서 맹꽁이 8만7700여마리가 관측됐다. 하지만 도로 공사를 시작한 2014년에는 맹꽁이 수가 직전 연도의 1.7% 수준인 1481마리로 확 줄었다고 집계됐다.
김대호 양서류 연구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맹꽁이가 활동하는 주 무대인 지역(달성습지) 쪽으로 도로가 뚫리면서 서식지가 단절된 상황이라 맹꽁이 수가 계속 감소한 것”이라는 관측 결과를 밝혔다.
맹꽁이가 사라져 버린 지 수 년이 흘렀는데도 대구시가 매년 수천만원 예산을 들여 맹꽁이 축제를 열고 있어 지역 사회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종길 대구 달서구 의원은 “‘맹꽁이 없는 맹꽁이 축제’를 언제까지 할 것인지 궁금하다”며 “주인공 없는 축제보다 사라진 맹꽁이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판이 이어지자 대구시는 맹꽁이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맹꽁이가 알을 낳고 번식할 수 있는 인공 웅덩이를 조성하는 등 방안이 점쳐진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단 인공 못을 만들어 산란지를 만들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맹꽁이 축제의 경우 맹꽁이를 직접 관찰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 밖에 달성습지 생태계를 공부하고 지켜나가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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