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동산 시장 혹한기와 고금리 등 영향으로 내려앉았던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최근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다. 일부 핵심 아파트 단지에선 임대차 3법 등 영향으로 급등했던 1~2년 전 수준의 전셋값을 넘어선 거래도 관측되고 있다. 최근 월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시중은행 전세금리가 3~4%대로 낮아지자 이 기회에 서울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리팍’,‘마래푸’ 서울 인기 아파트 전셋값 다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올랐다. 서울 전셋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5월 셋째 주 이후 19주 연속 상승 기록이다. 자치구별로 전셋값 상승률을 보면 송파구가 4.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성동구(3.24%), 강동구(2.97%), 마포구(2.49%), 강남구(2.13%)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 3구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관측된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달 보증금 19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 8월 13억5000만원에서 한 달 만에 5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가 거래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84㎡ 전세 보증금은 올해 8월 14억5000만원에서 9월 17억원으로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59㎡는 전세 보증금 실거래가가 올해 2월 4억6000만원에서 9월 7억1000만원으로 54% 상승했다.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시세의 80% 수준에 달한다.
젊은 맞벌이 부부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성동구와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전세 보증금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84㎡는 전셋값이 올해 4월까지만 해도 8억4000만~8억6000만원이었는데, 지난달 10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59㎡ 전세 보증금도 올해 1월 5억5000만~6억원에서 지난달 7억5000만~7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수요 넘치는데 전셋집은 없다…전세 시장 달아오를 수밖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 보증금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로 전세 수요 회복을 꼽고 있다. 올해 초 전국 곳곳에서 터진 전세 사기 사건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월세 가격이 올라 지난 7월 기준 서울 전월세전환율이 5.3%로 높아진 반면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3~4%대로 더 낮아지면서 수요가 다시 전세로 쏠리고 있다는 것.
전세 매물이 줄고 있는 것도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9026건으로, 올해 초(5만4954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건을 하회하는 것은 2022년 7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업계에선 앞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더 오르면서 전세 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입주량이 올해 19만1923가구에서 내년 13만7889가구로 28% 감소하는 데다, 향후 주택 공급도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점쳐져서다. 지난 9월 26일 윤석열 정부가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지금 당장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을 짓는 시간 즉, 부동산 공급 비탄력성을 고려하면 연내 수요자들이 정부의 주택 공급을 체감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대학가 주변에 아직도 오피스텔, 원룸?! 이젠 수익률 끝판왕 코리빙하우스로!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