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분 56초' 차이로 합의 무산된 5호선 연장…연내 결정 불투명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3.10.06 09:56 수정 2023.10.06 11:09

[무산 위기 5호선 연장 노선]1-김포 인천 대립 격화

경기 김포시 사우역 인근 도로에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뉴스1


[땅집고]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이 ‘2분56초’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달 대도시권광역위원회(대광위)가 인천시의 노선 연장안을 받아들인다면 건폐장 이전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다.

인천시가 제시한 연장안의 경우, 검단신도시 쪽을 더 경유하면서 2㎞가 늘어나 전 구간을 운행하는 데 2분 56초가 더 소요된다. 지난 5월 인천시와 서울시가 대광위의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연장안 결정을 두고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당초 8월로 예정됐던 노선 확정 발표는 연말까지 미뤄졌다.


[땅집고] 김포시와 인천시가 제안한 5호선 연장 노선안. /김서경 기자


6일 김포시와 인천시에 따르면 양측은 국토교통부 대광위가 주재한 회의에서 5호선 연장 노선안을 합의하지 못했다. 대광위는 8월에 노선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김포시와 인천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발표 시기를 9·10월로 두 차례 미뤘다.

김포시는 서울 방화역에서 출발하는 5호선 연장선이 김포 풍무역을 거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1곳을 경유하고 검단과 김포 경계지역 1곳을 지나 김포 북부지역으로 가는 노선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내 3개 이상의 역사를 거쳐 김포 북부지역으로 가는 노선안을 제시했다.

김포시는 건폐장 이전에 합의한 만큼, 검단 신도시 3개 역사를 경유하겠다는 인천시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포 골드라인 대란’ 등 출퇴근길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김포시와 서울을 잇는 직통 노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시는 검단 신도시 인구 유입에 맞춰 검단 신도시 내 추가 역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양측이 제출한 안 모두 비용 대비 편익(B/C)값이 1보다 낮아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애초에 두 지자체의 합의를 단서 조항으로 한 사업인 만큼,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D 노선이 연말 확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사업 무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GTX-D 노선이 김포~검단~계양 등 5호선 연장 노선과 비슷한 지역을 지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국제공항 철도네트워크 확정방안 연구용역’ 중간 보고서에 의하면 GTX-D 노선의 B/C 값은 1.18로 0.8 정도로 평가된 5호선 연장 노선 값보다 높다. GTX-D노선이 확정될 시 5호선 연장 사업은 내년 총선 이후로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시 사업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상태다.

국토부는 적어도 연내에는 김포시와 인천시의 합의 노선을 이끌어낸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노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각 지자체가 제시한 노선안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양측의 입장을 반영해 연장 노선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5호선 연장 해결 방안과 관련해 전문가와 김포·인천 시민의 기고를 받습니다. ☎(02)6949-6168, 이메일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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