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우리가 부동산 분야에서 우리가 맞이할 ‘확정적인 미래’는 무엇일까요? 바로 2022~2023년 주택 착공이 급감하면서, 2025~2026년 입주 물량이 감소해 집값 상승 동력이 확충될 것이라는 겁니다.”
최근 국내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기반해 2026년 집값이 어떻게 될지 예측한 글이 화제를 몰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삼토시’(강승우)다.
삼토시는 올해 6월까지 주택 착공 물량을 보면 서울이 9000가구, 수도권이 3만8000가구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말까지 착공량을 이 숫자의 두 배라고 어림잡으면 2023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선 1만7000가구, 수도권에선 7만6000가구가 착공에 돌입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물량은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연 평균 착공량인 서울 4만3000가구, 수도권 19만8000가구에 비하면 각각 40%, 38%에 그치는 수치다.
삼토시는 이 통계를 인용하며 “입주 물량의 누적 공급량 증가로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상승 동력을 훼손시켜 왔기에 현재의 상승은 대세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라면서도 “하지만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의 감소는 2025~2026년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해당 시기에 상승 동력을 확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특히 2026년 입주 물량 급감은 매매가도 밀어 올릴 가능성을 매우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3기 신도시가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인천 계양신도시는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6년 입주 예정이며, 나머지 3기 신도시는 내년부터 착공해 2027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 계획은 공공주택에만 해당되고 매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민간주택은 입주 시기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이하 원문>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인 2002년, 모두가 아시다시피 월드컵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주식 초짜였지만 월드컵 관련 주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매수를 실행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비행기 타고 올 것이니 ‘대한항공’, 외국인들이 입국해서 묵어야 할 테니 ‘호텔신라’, 많은 사람들이 TV로 경기를 많이 시청할 테니 ‘SBS’, 월드컵 특수를 타고 광고가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니 ‘LG애드’를 매수했고, Simple is the best라고 어찌어찌해서 결과는 매우 높은 수익률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그 이후 제가 주식을 잘한다고 착각하여 테마주를 건드렸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만 ㅠ.ㅠ)
언젠가 전기차 시장이 올 거라는 생각으로 구입한 배터리주, 언젠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거고 재건할 시기가 올거라는 생각으로 구입한 건설장비주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렇듯 "확정적 미래"를 바라본 선취매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분야에서 우리가 맞이할 확정적인 미래는 무엇일까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23년 착공 급감입니다.
2023년 6월까지 서울은 0.9만호, 수도권(서울 포함)은 3.8만호가 착공되어 단순히 이를 2배 곱해보면 2023년 한해 착공 물량은 서울 1.7만호, 수도권(서울 포함) 7.6만호가 착공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최근 3개년(2020~22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인 서울 4.3만호, 수도권(서울 포함) 19.8만호에 비해 각각 40%, 38%에 불과한 수량입니다.
여기서 잠깐, 수도권 입주 물량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두 지표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할 때 상관계수를 뽑게 되는데요, 상관계수가 절대값으로 ±0.5를 넘어서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와 수도권 및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사이의 상관계수를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와의 상관계수
① (2005~19년) : 수도권 입주 물량 -0.49, 서울 입주 물량 -0.30
② (2009~19년) : 수도권 입주 물량 -0.59, 서울 입주 물량 -0.35
③ (2011~19년) : 수도권 입주 물량 -0.61, 서울 입주 물량 -0.26
④ (2014~19년) : 수도권 입주 물량 -0.78, 서울 입주 물량 -0.78
보시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와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 간에는 밀접한 음(陰)의 상관관계가 확인됩니다. 심지어 기간을 최근으로 좁힐수록 더욱 상관관계가 깊어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교통망 확충 지속으로 수도권이 하나의 메트로폴리탄으로 통합되면서 서울과의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상관관계 확인 대상에서 2020~22년을 배제한 이유는 임대차3법 시행으로 2020년 입주 물량이 많았음에도 전세가가 급등하고, 금리 급등으로 2022년 입주 물량이 줄어들었음에도 전세가가 급락하면서 수급이 틀어졌기 때문입니다. 다만, 금리 또는 제도의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다시 수급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수도권 입주 물량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어쨌든 2023년 착공 급감으로 2026년 공급 급감은 확정적 미래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 공급 급감은 과연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까요. 제 결론은 "해당 시기의 전세가율이 중요하다" 입니다.
그 이유는 공급 감소가 반드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급 감소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전세가율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와 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몇번 소환한 적이 있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입니다. 보시면 2008년에 고점을 찍고 2013년까지 수도권 입주 물량이 계속 감소하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해당 기간은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하던 시기입니다.
반대로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3년에 저점을 찍고 그 이후 계속 증가하다가 2017년 이후부터는 상당히 많은 물량의 입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해당 기간은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2022년 급락을 제외하고는 계속 상승하던 시기입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감과 아파트 가격 상승/하락이 정반대로 나타난 셈입니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었는데 집값이 내리고,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났는데 집값이 오르는 모습을 연출 가능케 한 부분은 바로 ‘전세가율’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흔히 전세가는 주택의 ‘사용 가치’, 매매가는 주택의 ‘사용 가치 + 투자 가치’를 나타낸다고 볼 때,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벌어진다면 사용 가치 대비 투자 가치가 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의미하게 되기 때문에 버블이 커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09년 1월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38.2%로 역대 최저를 찍던 시기였습니다. 즉,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가장 크게 벌어져서 매매가에 버블이 가장 크게 껴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부터 급락하던 서울 아파트는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단행된 급격한 금리 인하(2008년 9월 5.25% → 2009년 2월 2.00%) 및 위례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으로 다시 상승 에너지를 공급받아 2009년 4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반등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전세가율이 낮았기에(매매가에 버블이 컸기에) 더 이상 상승 동력을 받지 못했고 입주 물량 감소 버프를 받지 못한 채 집값은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입주 물량 감소는 반대급부로 상승 동력을 축적시켜 왔습니다. 2009년 1월 38.2%로 저점을 기록한 전세가율은 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매년 1월 기준 2010년 40.7% → 2011년 44.8% → 2012년 51.0% → 2013년 55.2% → 2014년 62.1% → 2015년 66.1% → 2016년 73.8%로 상승하면서 장기 상승 동력을 확충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충된 장기 상승 동력은 2017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한 입주 물량의 파고도 뛰어넘게 만들었습니다. 대신 2017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한 입주 물량은 또 반대급부로 전세가율을 계속 떨어뜨려 매년 1월 기준 2017년 73.3% → 2018년 69.3% → 2019년 59.8% → 2020년 56.0% → 2021년 56.3% → 2022년 54.6% → 2023년 52.0%로 하락하면서 상승 동력을 훼손시켜 왔습니다.
올해 들어 특례보금자리론 등 DSR 규제를 비껴가는 유동성 강화 등으로 집값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으나 2017년 이후 많이 늘어난 수도권 입주 물량으로 상승 동력이 훼손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대세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 의견이었습니다. 최근에 붇옹산님이 언급하신 "해당 지역 아파트의 누적 공급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글과 제 의견이 비슷하여 공감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제 2026년 공급 급감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당시의 전세가율이 중요하다는 의견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2026년 공급 급감을 맞이하기 전의 전세가율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아직 2년 뒤의 일이라 조심스럽지만 지금보다는 전세가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2022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도 14.0만호로 2021년 23.6만호 대비 60% 수준으로 많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즉, 2025년 공급도 크게 감소할 것이 예상됩니다. (2026년은 더욱 줄어들구요)
따라서 현재의 상승이 대세 상승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견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2022~23년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의 감소는 2025~26년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해당 시기에 상승 동력을 확충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26년 입주 물량 급감은 매매가도 밀어 올릴 가능성을 매우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변수는 3기 신도시인데요, 올해 초 대부분 지역의 토지 보상이 완료되었고 LH가 지장물 보상까지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2023~24년 3기 신도시 착공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는 말씀도 몇 차례 드린 적이 있었는데 국토교통부와 LH의 발표 내용을 보면 인천계양 일부만 올해 하반기 착공하여 2026년 입주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지역들은 2027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국토교통부의 발표일 뿐, LH청약센터의 주택용지 분양 상황을 보면 PF 여건 악화 및 공사비 급등 등으로 민간 업체들이 몸을 사리고 있어 공공주택용지만 분양이 나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따라서 인천계양 외 나머지 3기 신도시들이 국토교통부 발표대로 내년부터 착공하여 2027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고 해도 공공주택만 해당되고 매매가에 영향을 미칠 민간주택은 입주 시기를 점치기 힘들 정도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추석 연휴전에 특단의 공급 대책을 발표한다고 언급하고 있으나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현재의 착공 감소 흐름이 단기간 내에 반전될 여지는 작아 보이며 그런 의미에서 3기 신도시 착공 상황은 민간주택 토지 분양부터 유심히 챙겨봐야 할 거 같습니다. 3기 신도시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준으로 언제 착공할지 여부가 공급 절벽의 반전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지켜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결국 제 의견은 ① 입주 물량의 누적 공급량 증가로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상승 동력을 훼손시켜 왔기에 현재의 상승은 대세 상승으로 보기 어려우나 ② 2025년부터 시작될 수도권 아파트 공급 감소는 상승 동력을 다시 확충시킬 것으로 보이며 ③ 2026년 이후 상승 탄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저서 및 여러 글들을 통해 3기 신도시의 원활한 토지 보상 속도로 보아 2026~27년경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어 그때 수도권 부동산에 큰 하방 압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았으나 예상보다 민간 건설사의 사업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3기 신도시의 대규모 입주 시기는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연말경 좀 더 내용을 다듬어 볼 예정입니다만 여러 여건의 변화를 감안해서 중장기 전망을 이야기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 슈퍼리치들이 주목하는 미국 부동산, 나도 해볼까?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