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붉은 벽돌, 푸른 창틀의 화려한 조화…100년 만에 공개된 '돈덕전'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9.26 09:48 수정 2023.09.26 10:40
[땅집고] 100년 만에 재건된 덕수궁 돈덕전. 붉은 벽돌에 푸른색 창틀이 이국적인 근대 서양식 건물이다. /뉴시스


[땅집고] 일제가 훼손했던 ‘대한제국의 영빈관’인 덕수궁 돈덕전이 100년 만에 다시 열린다.

지난 25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서울 덕수궁 돈덕전 개관기념식을 열고, 26일부터 일반에 정식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관기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응천 문화재청장, 주한 각국 대사,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종교계(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문화예술계 등 국내외 인사 90여 명이 참석했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해 1903년 완공한 서양식 영빈관 겸 외교 공간이다. 최고 2층 높이로 덕수궁 석조전 뒷편에 있다. 당시 대한제국이 서양 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라는 사실을 내세우고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자 건설했다. 이 곳에서 고종 즉위 40주년 창경예식(전통식과 서양식을 혼합한 예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콜레라가 창궐해 행사가 무산됐다.

[땅집고] 일본 궁내청 소장 창덕궁 사진첩에 나온 옛 돈덕전 모습. /연합뉴스


[땅집고] 100년 만에 재건된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건물을 뒤쪽에서 찍은 모습. /뉴시스


돈덕전은 1920년대 들어 거의 쓰이지 않다가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문화재청은 ‘덕수궁 제 모습 찾기’ 일환으로 시작한 2017년 발굴 조사를 토대로 돈덕전 복원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설계를 마치고 2019년부터 공사에 돌입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이달 마쳤다. 다만 자료 부족으로 인해 과거 돈덕전 원형대로 짓지는 못해 ‘복원’이라는 말 대신 ‘재건’을 쓰기로 했다.

박상규 덕수궁관리소 학예연구사는 “100년 전 내부 모습을 고증할 자료가 없어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대신)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땅집고] 26일부터 일반에 개방되는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2층 아카이브실(대한제국 자료실). /뉴시스


재건한 돈덕전은 외관상 붉은 벽돌과 푸른 창틀이 조화로운 대비를 이루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제국 외교의 중심지였던 이 건물의 의미를 되살리면서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 1층은 대한제국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선보이는 상설 전시실과 다양한 기획 전시와 국제 행사를 여는 기획 전시실로 구성한다. 2층은 대한제국의 외교를 설명하는 상설 전시실과 아카이브실로 조성했다.

돈덕전 내부에는 역사 가치가 높은 유물도 비치한다. 초대 주미공사관 수행원이자 서화가였던 강진희(1851∼1919)가 그린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가 있다. 한국인 화가가 처음으로 미국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의 푸른 부분과 4괘를 검은 먹물로 덧칠한 ‘서울 진관사 태극기’도 있다. 항일 독립 의지와 애국심을 강하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 보물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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