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후반의 행복, 어디서-1부] 실버타운 난민 획기적으로 줄일 정책은?
[땅집고] 초고령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 18.4%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901만8000명으로 사상 처음 9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이면 20.6%로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합니다. 2035년에는 30.1%, 2050년이면 40%를 넘어설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습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고령인구인 ‘노년부양비’가 2022년 24.6명에서 2035년 48.6명, 2050년에 78.6명으로 증가할 예정입니다.
고령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도 43.2%로 OECD 주요 15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면서 자산에 여유가 있고,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최근 국내에서 임대분양 하는 실버타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산층의 고령인구가 원하는 실버타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2015년 이후 분양형 실버타운이 금지되고, 임대형만 가능하게 되면서 최고급 실버타운만 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죠. 현재 정부에서는 출산율 대책과 맞물려 청년, 신혼부부에 대한 특별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는데, 정작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이런 고령인구에 대한 대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실버타운을 공급할 수 있을까요?
■액티브 시니어 증가하는데…중산층 이용할 만한 실버타운 부족
민간 주택공급 업체들은 택지를 매입, 100% 선분양하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반 분양형 주택사업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선진형 임대운영 방식의 주택은 사실상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 정도밖에 없는 실정이죠.
그러다 보니 은퇴자에게 삼시세끼를 다 챙겨주고, 간호원이 상주해 돌봐주면서, 각종 취미나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실버타운은 서울 ‘마곡 VL르웨스트’나 부산에 2024년 들어설 ‘라우어 오시리아’ 정도가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힙니다.
노년기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지만 취미, 문화 활동은 물론이고 상호 모임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할 수 있는 선진형 실버타운 공급이 부족합니다. 역세권 청년주택도 좋지만, 역세권 실버주택이 더 많이 필요한 시대가 됐죠.
■주택연금 상품 연계한 실버타운 공급 이뤄져야
실버타운이란 용어는 마케팅 용어일 뿐이고 노인복지법 31조에 따른 ‘노인주거복지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이 법적용어입니다. 특히 노인복지주택이 최근 임대형만 가능하게 되면서 주택사업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데, 주택연금과 연계한 분양 상품을 만든다면 당연히 많은 주택 사업자들이 공급을 하게 될 것입니다.
즉, 65세 고령인구에만 분양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분양받는 고령 인구는 입주와 동시에 주택연금 종신형에 가입, 최소 5년 이상 거주하고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전매는 금지하는 조건으로 공급하면 됩니다. 그리고 주택연금으로 나오는 월 지급금 중 식비와 생활비 형태로 실버타운 운영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용돈으로 사용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러면 특별히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망할 때까지 그 집에서 살면서 삼시세끼를 전문 영양사가 제공해 주고, 각종 취미나 여가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도 하면서 고급형 실버타운과 같은 실버형 코리빙 주택에 거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건설회사는 실버타운을 공사하고, 실버타운 운영자는 10년 단위로 주택금융공사와 운영 계약을 맺고 운영을 하는 형태입니다. 이미 대학생 기숙사와 같은 민간투자 공공사업들이 운영되고 있기에 고령인구를 위한 형태로 주거 형태나 주택 금융을 변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중산층 액티브 시니어들도 주거비나 생활비 걱정 없이 평생 코리빙 형태의 실버타운에서 지낼 수 있게 되고, 주택연금 가입자는 크게 늘어나는 동시에 주택공급 업체들은 더 많이 실버타운을 공급하게 될 것입니다.
공공분양이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이 장기 모기지 형태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방식이라면 이 코리빙 실버타운은 주택연금을 통한 역모기지를 활용한 주택공급 방식이죠. 조금만 바꾼다면 고령인구의 주거와 생활비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고, 국민연금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도 공급이 가능한 모델 아닐까요? /글=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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