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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가 위기" 금리·자잿값 인상 여파…중소건설사 '줄도산' 가능성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9.22 13:30 수정 2023.09.22 13:36

[땅집고] 하반기 금리 인상 및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소건설사 중심으로 줄도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선 부동산 금융 시장에 꺼지지 않는 위기의 불씨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땅집고] 업계에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부동산 금융위기로 중소건설사들의 대량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1


22일 건설산업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정부의 신속한 시장 안정화 조치로 올해 2월까지 하향했으나 지난 4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반전했다”며 “이와 함께 공사비 인상, 지방·비수익형 부동산 부분 분양 실적이 저조해 중소건설사들이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 대량 부실화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건설사 줄도산 현실화할 것…“내년 초 다가올 ‘시장충격’ 대비해야”

최근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건설사들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비를 조달할 돈줄이 꽉 막힌 데다, 공사비·인건비 등 각종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미 중소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회생법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 공고가 난 건설사는 총 5곳이다. 서울회생법원에서 국원건설과 대우산업개발, 동흥개발이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수원에서는 삼호건설, 울산에서는 굿모닝토건이 회생절차를 밟는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HN Inc(에이치엔아이엔씨), 대창기업, 신일건설까지 합치면 총 8곳이다. 지난해에는 우석건설(202위), 동원건설산업(38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이 부도를 맞았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등록된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266건이다. 지난해 동기 121건에 비해서 119.8%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폐업한 건설업체는 2020년 211건, 2021년 169건, 2022년 261건으로 최근 3년간 폐업 건수보다 올해 8월까지 페업 건수가 더 많았다.

건산연은 중소건설사의 경영 위기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본격화한다고 내다봤다. 건산연은 지난 15일 건설동향브리핑에서 “다수 중소건설사는 이미 증가한 공사비와 지연된 공기로 인해 투입 공사비가 예정 공사비에 비해 훨씬 커져 손실이 크게 확대된 상태에서 금융기관의 대출 거절로 인해 유동성 위기까지 경험하고 있다”며 “책임준공 이행에 따른 추가 공사비와 책임준공 기한 도래에 따른 부동산PF 채무 인수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신용도가 낮은 다수 중소 건설사가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 건설사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원자잿값과 인건비, 이자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건설업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건설업 수익성 지표 매출액세전순수익률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각각 3.4%, 3.35%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7.31%, 6.49%보다 보다 하락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 규모다.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건산연은 “1개 시공사가 여러 사업장에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고, 공사비 상승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기간이 2020년도 말이기 때문에 준공이 집중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중 다수 중소 건설사가 도산에 직면해 이 시기에 부동산 PF 부실채권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악순환 늪 깊게 빠진 부동산 시장…“금리인상·중국발 경기침체도 변수”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이달부터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가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손 쓸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매출 상위기업에 비해 중소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부동산PF 과정의 첫 단계인 브릿지론 단계에서조차 만기 연장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업계선 10~20%대 고금리로 겨우 연장해 버티는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지난해 레고랜드발 부동산PF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 정부가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중소건설사의 신규 대출 실행은 거의 중단된 상황이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 물가까지 상승하면서 이미 악순환의 늪에 깊게 빠졌단 분석이다.

건산연은 “지방 “중소건설사들이 참여한 대부분 사업장에서 건설사가 대주단에게 책임준공과 조건부 채무인수 또는 연대보증 약정을 제공해 놓은 상태인데, 지난 1~2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원자재 및 인건비 가격 상승, 노조파업 등으로 공기가 불가피하게 지연되면서 적지 않은 시공사들이 채무인수 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이미 채무인수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작년 말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금융시장발 시스템 위기 촉발 가능성이 단기 차단됐지만, 금리 상승과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최근 시장의 흐름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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