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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오르막길위 아파트가 9억…그래도 서울 신축이니 무난히 완판? ㅣ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9.21 14:58

[디스 아파트] 서울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땅집고] 이달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땅집고]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 새 아파트 청약 열기가 본격 달아오른 상황에서 이달 대형건설사가 분양하는 신규 단지가 나와 주목된다. 현대건설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이다. 봉천4-1-2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8층, 9개동, 총 997가구 규모 대단지다. 이 중 10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달 26일 1순위 청약을 받으며 2025년 2월 입주 예정이다.

예비 청약자 사이에선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에 대한 상품성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먼저 이 단지가 서울에서 주거 선호도가 비교적 낮은 관악구 일대 오르막에 들어서는데도 전용 59㎡(25평) 기준 분양가가 9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비싸 청약이 꺼려진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낡은 아파트가 밀집한 관악구에서 희소성 있는 새 아파트라, 입주와 동시에 지역 대장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나온다.

■숨 차는 관악구 오르막, 비역세권 입지…2029년엔 서부선 개통 호재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선 관악구 일대 아파트에 적지 않은 실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관악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강남 업무지구까지 30분 내외로 출퇴근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강남 접근성을 갖춘 다른 지역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관악구 집값이 아직 저렴하기 때문에다. 일부 단지에선 34평 아파트를 아직 10억원 미만에 매수 가능하다.

[땅집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위치. /현대건설


이달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은 관악구에서 입지가 탁월한 편은 아니다. 단지 북쪽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과 남쪽 2호선 봉천역 사이 대지에 들어서는데, 각 역에서 단지까지 가려면 20분 정도 걸어야 하는 비(非)역세권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역부터 아파트까지 가는 길이 계속해서 오르막길이라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기도 하다.

앞으로 교통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인근에 경전철로 짓는 서부선 구암초역이 2029년 개통할 예정이다. 서부선은 관악구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은평구 6호선 새절역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총 15.8km 길이며 16개 정거장을 포함한다. 서부선이 개통하면 단지에서 지하철 1·2·7·9호선 등으로 환승하기 편리해질 전망이다.

[땅집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 오르막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공사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 고지대면서 녹지 공간으로 둘러싸인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단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의 고지대 입지가 이동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뷰’를 살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단지 북쪽에 난 부출입구가 179m 높이 국사봉을 끼고 있는 점을 살려 조성된 근린공원이 여럿 있어서다. 입주민들이 각 가구 창문으로 이런 녹지공간을 감상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는 단지 남쪽으로 맞붙은 구암초를 배치받는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통학 환경 측면에서 만족할 수 있다. 이 밖에 구암중, 국사봉중, 구암고, 서울관광고 등 학교가 반경 1km 안에 있다.

■25평 소형만 분양해…드레스룸·샤워부스도 없는 ‘구닥다리’ 평면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은 총 997가구 대단지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101가구로 적다. 재개발 조합원 수가 많아 일반에 풀리는 주택수가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소위 ‘로얄동’, ‘로얄층’ 주택을 선점한 바람에 일반분양하는 주택은 비교적 상품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단지 배치도를 보면 일반분양 물량은 모두 대로변과 거리가 있는 105~108동에만 있다. 주택형도 58~59㎡로 소형인 25평형뿐인데 대부분 동향에 가까운 배치다. 반면 선호도가 높은 남향 위주 84 ㎡주택은 모두 조합원 몫으로 돌아갔다.

[땅집고]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59㎡ B타입 침실에 딸린 화장실에 샤워부스 없이 세면대와 변기만 배치돼있다. /현대건설


일각에서는 “평면도가 너무 구닥다리다”란 평가도 나온다. 59㎡가 3베이 판상형 위주인데 최근 수요자 선호도를 반영한 설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현대건설 측에서 제시한 59㎡ B타입 온라인 견본주택에 따르면 가장 넓은 주 침실에 드레스룸이나 별도 화장대 등 편의 공간이 하나도 없는 데다, 이곳에 딸린 화장실 역시 샤워부스조차 마련하지 않고 세면대·변기 정도만 둔 간이형에 불과하다.

단지 상품성을 떨어뜨리고 입주자 생활 편의를 해치는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북쪽 대지보다 높은 지대에 교회 등 종교시설과 도로가 있다. 단지와 인근 시설을 분리하기 위해 옹벽을 설치할 예정이긴 하지만 북쪽 103~105동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으며, 일부 저층 세대의 경우 창문을 옹벽이 가로막고 있어 ‘옹벽뷰’ 신세가 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5평 9억 초중반대…“시세 고려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분양가는 ▲58㎡ 8억7920만~9억80만원 ▲59㎡ 8억7200만~9억61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아파트 중층 정도까지 지어진 상황인데, 공정률을 감안해 발코니 확장비를 반드시 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발코니 확장비는 주택형별로 1870만~22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옵션 비용까지 고려하면 25평짜리 아파트를 9억원 중반대에 분양받는 셈이라고 보면 된다. 전매 제한 기간은 1년이다.

[땅집고]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25평 분양가와 서울 관악구 일대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단지 인근에 2003년 준공한 ‘관악드림타운’(3544가구) 59㎡가 이달 7억1500만원, 2005년 입주한 ‘봉천 벽산블루밍 1차’가 지난 8월 7억2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두 아파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분양가가 2억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입주시기가 20년 이상 차이 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금액 격차는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관악구 봉천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낡은 아파트가 밀집한 관악구에서 보기 드문 신축이라 현재 대장주로 꼽히는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2019년 입주·1531가구) 25평이 올해 7월 9억7000만원에 팔렸다”며 “이 가격과 비교해도 9억원 초중반대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 가격이 무조건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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