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신세계그룹이 대대적인 CEO 물갈이에 나섰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동시에 해임했다. 계열사 대표이사를 40% 교체하는 ‘2024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사실상의 경질로 이명희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신세계그룹은 예년보다 이른 9월에 사상 첫 인사를 발표했다.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 대표이사를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그룹 창사 이래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인사 폭이 크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신상필벌이다. ‘정용진의 남자’라고 불릴 정도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강희석 대표가 물러난다. 만 4년간 이마트를 이끌던 강희석 대표는 물러나고 그 자리에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와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올랐다.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10월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대표이사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한 건 1993년 이마트 창립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강 대표가 영입된 배경은 정용진 부회장과 친분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이끌어온 강희석 대표는 임기를 약 2년 반 남겨두고 회사 떠나게 됐다. G마켓(구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인 강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2021년 G마켓 인수를 주도했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 2021년 3168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백화점 부문 대표도 교체됐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23일로 예정됐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손 대표의 뒤를 이어 박주형 센트럴시티 대표가 겸직한다. 박 대표는 백화점과 개발사업을 주로 하는 센트럴시티를 함께 맡는다.
이명희 회장은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리는 조직을 바로 잡기 위해 칼을 뺐다는 분석이다. 신세계 강남점조차 지난달 매출이 꺾였을 정도로 정유경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신세계쪽의 위기 의식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G마켓 인수 이후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한 빠른 의사 결정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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