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7900억원 규모의 한남2구역 사업 시공권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시공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남2구역에 적용된 고도제한을 완화해야 하는데 서울시에서는 현행 고도 제한 조건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임시총회를 열어 시공사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 결과 대우건설은 재신임하기로 했다. 조합원 총 909명 중 72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중 414명이 찬성, 31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시공권을 유지한다. 백 대표는 2018년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으로 한남2구역 수주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118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조건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현재 서울시는 한남2구역이 속한한남뉴타운에 90m의 고도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당초 한남2구역에서 이를 118m로 완화하고 층수는 기존 14층 설계에서 21층으로 늘린다는 내용의 ‘118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워 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고도제한 완화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조합장이 직권으로 총회에 시공사 해지 안건을 올렸다. 총회 결과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의 시공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만약 내년 8월까지 고도제한을 완화하지 못할 경우 내년에 한번 더 재신임 투표로 시공권 해지에 관한 내용의 투표를 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적용받는 남산고도제한 규정(90m)이 박원순 전 시장 때 생긴 규정이라 서울시에 그 이전 기준인 118m로 완화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한남2구역은 서울시에 설계안 관련 심의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완화할 수 있을지 아닌지 여부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만약 90m 높이로 아파트를 건립하면 건폐율이 30%를 넘기면서 오히려 미관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의 사례로 미뤄봤을 때 고도제한이 완화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남3구역 또한 한남2구역과 마찬가지로 고도제한을 받는데 최근 한남3구역 설계업체인 삼우건축이 고도제한 완화하기 위한 대안 설계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2구역보다 지대가 낮은 한남3구역도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남뉴타운 고도 제한을 완화하면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바뀌게 되는만큼 대우건설이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 서울시는 한남뉴타운의 고도제한 완화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30일 발표한 7개 고도지구 7개 고도지구(남산, 북한산, 경복궁, 구기·평창, 국회의사당, 서초동 법원단지, 오류·온수)의 높이규제를 완화하는 '신 고도지구 구상안‘에도 한남뉴타운이 빠졌다.
서울시 재정비촉진사업과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은 남산 고도지구 안에 속한 것이 아니지만 남산이 보이는 곳이라 남산의 영향을 받는 재정비촉진구역의 고도제한을 적용받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아직까지는 90m 높이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무리하게 공수표를 남발해 수주만 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갑질’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조합 입장에서는 대우건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시공사를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때문에 시공사를 해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사실을 알고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내걸고 조합원들을 현혹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72-3 일대 11만 여㎡로 재개발 사업으로,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동 총 1537가구가 들어선다. 한강변 노른자위 땅인데 인근 남산 경관 보호 목적으로 고도제한(90m 이하)을 받고 있다. 한남뉴타운 총 5개 구역 중 3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서울 대표 고급주거지인 용산구 한남동 인근에 위치해 분양 흥행 가능성이 높고, 총 공사비도 약 7900억원으로 커 알짜 사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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