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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입찰 의혹 대방건설 영업이익률, '업계 2위' 현대건설의 7배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9.19 07:28 수정 2023.09.19 08:25

[땅집고]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4위인 대방건설이 공공택지 입찰 과정에서 위장 계열사를 대거 참여시키는 ‘벌떼입찰’로 엄청난 수익을 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땅집고]김포시 장기동 일대에 조성 중인 김포한강신도시 전경. 김포한강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 입찰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 낙찰받는 '벌떼 입찰' 현상이 심각하다. /조선DB


벌떼입찰은 공공택지 당첨을 위해 건설사가 위장 계열사를 대거 참여시켜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공공택지에서 아파트를 팔면 한 필지당 수백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추첨 방식으로 낙찰이 이뤄지다 보니 건설사들이 당첨 확률일 높이기 위해 이 같은 편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방건설을 비롯해 중흥·우미·제일건설 등 위장 계열사 입찰 규모가 큰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위법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대방건설은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필지를 낙찰받은 데다, 분양 수익이 총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해 업계의 눈총이 따가워졌다. 다가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구찬우 대방건설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나설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 대방건설, 최근 5년간 공공택지 낙찰 비중 1위…분양수익 매출액 대부분 차지

대방건설은 창업주 구교운 회장이 설립한 광재건설을 모태로 하는 기업이다. 오너 2세인 구찬우 대표이사가 2009년부터 대방건설 경영에 나섰다.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로 나뉘어 약 40개 계열사가 분포했으며, 주택건설업·부동산개발·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방건설·대방산업개발은 이 계열사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방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로는 ‘디에트르’가 있다.

[땅집고]대방건설이 새로 론칭한 신규 아파트 브랜드 '디에트르'를 적용한 단지의 예상 모습. /조선DB


지난 7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추첨 방식 공공택지 당첨 모기업 상위 10개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대방건설은 전국 191개 필지 가운데 21개를 낙찰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대방건설의 계열사인 디비건설, 대방하우징, 대방개발기업, 엔비건설, 엘리움건설 등이 공공택지 수주전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방건설의 분양 수익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벌떼 입찰로 대방건설의 현금 잔고가 두둑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방건설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190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4458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326억원(6.4%)늘고, 영업이익률은 20.3%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시공능력순위 1~2위인 삼성물산(5.9%)·현대건설(2.8%)과 비교할 때 대방건설이 약 3~7배 높았다.

눈여겨볼 점은 매출액(2조1901억원) 중 분양 수익이 2조130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또 대방건설의 유동비율은 335%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이란 기업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비교해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수치이다. 통상 200% 이상인 기업은 재무안정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아울러 대방건설은 지난해 자산총액 5조원을 넘겨 공시 대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편입됐다.

■ 공정위, 호반건설에 ‘608억원’과징금 부과, 다음 타깃은?

지난 6월 벌떼입찰 의혹으로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호반건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6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부는 벌떼입찰로 따낸 일감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최대 주주인 이른바 ‘아들 회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선 호반에 이은 다음 타깃이 대방건설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방건설은 벌떼입찰과 함께 계열사 간 내부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2021년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과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71곳 중 세 번째로,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는 이 내부거래 비중이 65%로 더 증가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벌떼입찰, 일감몰아주기와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모든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방건설 측은 “자금 대여의 이유는 시행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인데, 세법에 따른 이자율을 적용하여 정상적인 자금 거래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행사의 영업구조는 토지매입 이후 사업을 시작해 분양 수입금으로 매출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단계상 매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주택 시장이 침체해 벌떼입찰을 벌인 건설사들조차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정부가 지나친 압박을 가하면 안 된다는 여론도 존재한다”며 “하지만, 불법적인 행위 이면에는 피해를 입은 또 다른 기업도 있기 때문에, 부당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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