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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1조" 노량진 1구역, 10대 건설사 6곳 도전장 '치열'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3.09.19 07:28

[땅집고] GS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등 7개 건설사가 ‘노량진뉴타운’ 대장주로 꼽히는 1구역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GS건설과 삼성물산 2파전으로 알려졌으나, 예상과 달리 1군 건설사들이 대거 관심을 나타낸 것. 최근 철근 등 자재비 인상으로 인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다소 상반된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낮은 공사비로 인해 건설사들이 실제 입찰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조합 측이 책정한 3.3㎡당 공사비는 730만원으로, 최근 시공사들이 내건 금액보다 저렴한 편이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재개발조합' 사무실 입구. /김서경 기자


노량진1구역은 한강과 여의도업무지구까지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우수한 ‘노량진뉴타운’ 중에서도 알짜로 불린다. 업계에선 노량진1구역을 두고 ‘대장주’라고 평가한다. 지하철역 9호선 노량진역이 가깝고, 부지가 가장 넓다. 가구 수가 많아 공사비도 상당하다. 조합에 따르면 3.3㎡(1평)당 공사비는 730만원으로, 총 사업비는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조합은 이곳에 최고 33층, 28개동, 2992가구를 규모를 지을 계획이다.

[땅집고] 9월 1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재개발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선정 현장 설명회에서 남기택 조합장이 발언하는 모습. /김서경 기자


■노량진1구역, 7개 건설사 관심…”하이엔드 적용해달라”

15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 상가 2층. 짙은 색 양복을 입은 남성 십여명이 줄줄이 들어왔다. 바로 노량진1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첫 단계인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 손에는 각 건설사 로고가 새겨진 서류 봉투가 들려 있었다.

이날 현장설명회엔 GS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금호건설 등 총 7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7개 건설사 중 6개 회사는 시공(도급) 능력 순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건설사다.

이날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현장설명회에 1개 회사도 참석하지 않아서 아예 유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 온 시공사 상당수가 1군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정식 입찰이 아닌, 입찰 자격을 얻기 위한 현장설명회 참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땅집고] 노량진1구역 완공 후 예상 모습. /노량진1구역 조합, 정비사업 몽땅


조합은 이날 가능한 각 시공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달라고 강조했다. 참석 건설사 중 하이엔드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는 현대건설(디에이치), 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 호반건설(써밋)이 있다. 또한 조합은 조식 제공 카페테리아와 수영장 등 커뮤니티 고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조합의 조건이 많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 GS,검단 붕괴사고 영향? 노량진 사수 ‘빨간 불’

올 초만 해도 노량진1구역 시공사로는 GS건설이 유력했다. GS건설은 꽤 오래전부터 노량진1구역 사수를 준비해 왔다. 노량진1구역 시공권 확보를 위해 노량진뉴타운 내 다른 사업장 시공권을 포기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그러다 삼성물산이 가세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는데, 이곳이 일찍이 ‘홍보 공영제’를 채택한 데 따라 치열한 홍보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터지면서 GS건설이 노량진뉴타운에 깃발을 꽂을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왔다. GS건설이 해당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을 선언했는데, 재시공을 위해서는 수천억원 비용을 쏟아부어야 해서다.

더욱이 이후로도 GS건설이 지은 아파트에서 사고가 다수 발생해 건설사의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있다. 올해 입주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동작구 흑석동 ‘흑석자이’ 커뮤니티는 장맛비에 침수됐다. 전북 익산시 마동에 들어설 예정인 ‘익산자이그랜드파크’ 아파트 현장에선 콘크리트 균열 문제가 발생했다.

[땅집고] 국내 10대 건설사의 2022년 1분기 대비 2023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정리. /이지은 기자


■‘노량진 1구역’ 평당가 낮아도, 사업비 ‘1兆’ 매력 요인

업계에서 노량진1구역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 단위 공사비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 총 공사비는 1조926억원이다. 이는 1군 건설사의 1분기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노량진1구역만 사수하더라도, 3개월 치 실적을 단번에 채울 수 있다.

노량진1구역은 아직까지는 조 단위 총 사업비 덕분에 비교적 낮은 공사비로 인한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합 측이 제시한 3.3㎡(1평)당 공사비는 730만원이다. 이는 노량진뉴타운 대부분 구역의 평당 공사비인 600만원대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나, 정비 사업 속도가 비슷한 다른 조합의 공사비보다 낮다. 지난해 4월 포스코를 시공사로 선정한 노량진3구역(1012가구) 평당 공사비는 568만원이었다.

최근 중구 신당 9구역 재개발 조합은 3.3㎡당 공사비로 840만원을 내걸었지만, 입찰 참여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3.3㎡당 770만원), 종로구 사직2구역(770만원), 동작구 흑석2구역(765만원)의 3.3㎡당 공사비는 모두 700만원대 후반이다. 한편, 입찰 마감일은 오는 11월 20월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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