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마용성엔 한강만 있죠. 하지만, 광진구엔 한강과 학군이 있습니다. 광장동 아파트가 마용성 아파트만큼 비싼 이유죠. 자녀 교육을 위해 성동구에서 광진구로 오는 분들도 있어요. 이곳은 여름이나 겨울 방학에 전세나 매매가 대부분 이뤄지고, 나머지는 비수기입니다. 전형적인 학군지 모습이에요.” (광진구 광장동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최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일대가 학군지를 내세워 서울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면서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상승기 시절 한강변에 붙어 강북권 집값을 견인한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들 지역만큼 가격이 비싸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을 거뜬히 넘는다.
업계에선 광장동에 대해 ‘서울 제4의 학군’이라는 평한다. 3대 학군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다음으로 이곳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 학원 건물엔 공실 無…광장ㆍ양진 학군이 만든 광장동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올림픽대교북단 사거리 건물들을 돌아보자, ‘내신1등급’ ‘입시세미나’ 등 입시와 관련된 글자들이 사방에 가득했다. 한 학원은 간판 상단에 서울 동부지역 주요 고등학교 이름을 빼곡히 적어놨다. 이 일대 건물에선 공실을 찾기 어려웠다.
이곳은 바로 광장동 학군 중심지다. 광장동 학군은 5호선 광나루역 3, 4번 출구부터 2호선 강변역 일대까지를 일컫는다. 이 중에서도 올림픽대교북단 사거리~광나루역 일대는 배정 초등학교에 따라 크게 ‘광남 학군’과 ‘양진 학군’으로 불린다.
광남 학군은 아파트단지 한가운데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모든 단지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한다.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아파트 연식이 워낙 오래돼 주차난 등 생활 불편이 발생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장동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하다 보니 돈을 들여서라도 아파트 관리를 하자는 분위기라서, 조경이나 엘리베이터 등 전반적인 생활 환경은 우수하다”면서도 “다만, 가구당 1대 미만의 주차시설로 인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광진학군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광장현대5단지’의 가구당 주차대수는 0.63대다. ‘삼성2차’ 가구당 주차대수는 이보다 적은 0.41대다.
양진학군은 광진학군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떠오른 곳이다. 현대9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구당 1.1대 이상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광장자이’와 ‘현대홈타운12차’의 주차대수는 가구당 2.32대다. 고등학교가 없는 게 단점이지만, 광진학군보다 인프라가 우수한 편이다.
■ 광장동 학군, 잠실 학원 수요 포착한 학원가가 주도했다
광장동 일대 학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차츰 형성됐다. 광장동에서 잠실 일대 학원가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상당한 것을 보고, 해당 학원들이 광장동에 분원을 내기 시작했다. 광장동은 한강 다리(올림픽대교)만 건너면 바로 잠실에 도착할 정도로, 잠실 생활권에 인접해 있다. 지하철, 차량 이동 모두 편리하다. 2호선 강변역에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잠실나루역이다.
한강이 가까운 만큼,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광장학군으로 불리는 아파트 대부분은 한강변에 인접해 있어 집에서 탁 트인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한강 조망권과 학군, 역세권 등 입지적 특성은 모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5단지와 함께 인기단지로 꼽히는 ’광장현대8단지’ 전용면적 84㎡는 올 1월 11억7000만원(21층)에 팔렸으나, 지난달엔 15억2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준신축급에 속하는 ‘광장힐스테이트’는 이달 17억7500만원(6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2021년 7월 21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국평 20억’ 시대를 열었던 곳이다.
이는 마포구나 성동구 주요단지보다 비싼 가격이다.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22층)는 지난달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성동구 주요단지 ‘센트라스’ 같은 평형은 지난달 14억9000만원(3층)에 팔렸다.
재건축 호재도 있다. 광진학군 주요단지인 ‘광장극동’은 올 상반기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았다. 광장극동1차(448가구)·2차(896가구)는 통합 재건축할 예정이다. 1차는 1985년에, 2차는 1989년에 입주했다.
전세가율도 높은 편이다. 이사철이 아니면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 이달 11일 기준 청구(654가구), 현대9차(437가구), 광장힐스테이트(453가구), 극동1차(448가구), 광장현대파크빌10차(1170가구)는 전세 매물이 단 1건도 없다. 나머지 단지들의 전세 매물 건수는 매매 매물 수의 약 50% 정도다.
광장동 평강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광장동은 여름, 겨울 방학이 아니면 이사 수요가 거의 없는 전형적인 학군지의 모습을 보인다”이라며 “현재도 서울 성동구나 동대문구, 구리에서 학군을 이유로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이 일대 학군 수요가 꾸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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