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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해 상반기 LH 착공 주택 74가구…계획 물량의 단 3%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9.12 11:06 수정 2023.09.12 17:01

/연합뉴스


[땅집고] 올해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착공한 주택이 단 74가구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승인한 주택 역시 계획 물량의 26%인 4434가구에 불과하다.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도맡다시피 하는 LH가 주택 공급량과 직결되는 주요 단계인 승인과 착공 면에서 업무 마비를 겪으면서, LH발 주택 공급대란이 우려된다.

12일 땅집고가 LH 노동조합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올해 상반기(1~ 6월) 주택 총 1만9365가구를 승인하고, 2130가구를 착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적을 집계한 결과 주택사업승인은 계획의 26%인 4434가구만 이뤄졌으며, 착공 역시 계획 물량의 3%인 74가구에 불과했다.

LH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6만4000가구를 승인하고, 6만2000가구를 착공해 왔다. 문재인 정부 집권 시기인 2017~2020년에는 정부가 공공주택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LH 역시 주택 사업에 박차를 가해 계획한 물량 대비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한 해가 대부분일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연도별로 주택 착공 실적을 보면 ▲2017년 100% 달성(6만5033가구 계획·5만5349가구 공급) ▲2018년 100% 달성(5만7348가구 계획·5만7612가구 공급) ▲2019년 103% 달성(7만8178가구 계획·8만725가구 공급) ▲2020년 98% 달성 (8만397가구 계획·7만8804가구 공급) 등이다.

[땅집고] 최근 5년간 LH 주택 착공 실적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2021년 들어 LH 주택 공급 실적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연초 임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가 터지자, 정부가 구조조정 등 방안으로 LH 조직을 축소·통폐합하는 혁신안을 적용한 영향이다. 약 1000여명 인력 감소로 LH가 주택 사업을 진행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 당해 6만6566가구를 착공할 계획이었는데, 실제로는 계획의 38%인 2만5488가구만 착공했을 정도다. 2022년에도 4만3758가구 착공을 계획했지만 실제 착공은 44%인 1만8431가구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4월에는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돼 지하주하장이 붕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정부가 붕괴한 아파트와 같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아파트 전수조사에 나서고, 관련 직원들에 대한 수사·감사를 진행하면서 LH는 업무 마비 상태에 빠졌다. 올해 들어 6월까지 4434가구 승인, 74가구만 착공했을 정도로 실적이 처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달 중 윤석열 정부가 발표를 예고한 LH 개편안에 구조조정 등 인력 감축 방안이 또 한번 포함될 경우, LH의 주택 공급 실적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고금리인 상황이라 민간사업자들이 아파트 짓기를 꺼리는 상황인데, LH의 공공주택 공급마저 축소된다면 본격 주택난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LH 노조 관계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나 전관예우 등 임직원들의 과오는 도려내는 것이 맞지만, LH의 본연 기능인 주택 공급 사업을 마비시키는 구조조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이달 중 윤석열 정부가 발표할 LH 개편안에선 과거 문재인 정부와 같은 무근본 인력 감축 및 조직 통폐합 등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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