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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추락하던 송도의 반전…신혼부부들이 살렸다 [르포]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3.09.10 07:31
[땅집고]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센트럴시티. 올 해 송도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된 단지다. /전현희 기자


[땅집고] “송도에 일자리를 둔 오피스텔 거주자들이 결혼을 하면서 6억 이하 주택을 찾았습니다. 5공구가 비싸다고 느낀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신축 단지가 몰린 8공구 아파트를 매수하러 나섰습니다.”(인천 연수구 조현희 태평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지난해 집값이 크게 하락했던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거래량이 늘고 회복세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값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가 가능한 지역과 일자리가 자리 잡은 지역의 소형 주택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등후 폭락 송도, 회복세 완연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신도시로 총 11개 공구로 나눠 개발 중이다. 일자리·학군·생활 인프라 등 자족 기능을 갖추긴 했지만 서울까지 1시간 넘게 걸릴 정도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집값이 크게 오르지 못했다가 2021년 부동산 상승기, GTX-B 개통 호재에 힘입어 연간 44%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인상·부동산 경기가 하락에 접어들며 송도가 자리 잡고 있는 연수구 아파트값이 한해 16.26% 하락 수도권에서 아파트값 하락폭이 두번째로 컸다.

[땅집고] 인천 연수구 아파트 2023년 1~8월 거래량 순위. /그래픽=이해석 기자


현재 송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지난 4월부터 상승 전환해 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연수구에서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송도국제신도시 5공구·8공구 일대다. 5공구에 자리 잡은 ‘더샵센트럴시티’는 올 한해 거래량이 203건으로, 연수구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단지다. 이 단지 59㎡는 지난 1월 5억~5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7월 6억3900만원에 거래되며 7개월 만에 1억원 이상 올랐다.

[땅집고] 인천 연수구 e편한세상송도. 올 해 연수구에서 두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단지다. /전현희 기자


5공구를 매수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좀 더 저렴한 8공구 아파트를 매수했다. 8공구에 자리잡은 ‘e편한세상송도’ 실거래가는 지난 1월 84㎡ 기준으로 5억7000만~5억9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같은 주택형이 7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세를 회복했다.

■ 일자리 밀집한 5공구, 가성비 좋은 8공구 중심으로 실수요자 매수 나서

5공구는 우리나라 대표 바이오3사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일대 직장을 둔 직장인들이 실거주할 아파트를 다수 매수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5공구에 자리 잡은 ‘송도더샵센트럴시티’가 5공구 아파트 중에서도 가장 최근 입주(2018년)한 새 아파트라 수요가 몰린 것으로 봤다. 조현희 태평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기존에 5공구 혹은 인근에서 일자리를 두고 오피스텔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코로나 종식 후 결혼과 함께 신혼집으로 계약서를 썼다"며 "특히 더샵센트럴시티는 실수요자들이 가격적으로 부담이 덜한 소형 주택형이 1331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특히 거래량이 많았다"고 했다.


[땅집고] 송도 8공구. /인천시


8공구는 송도에서 유일하게 6억 이하로 매수할 수 있는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다. 이때문에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디딤돌 대출을 활용하려는 신혼부부들이 주로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연수구에서 올 해 두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송도e편한세상'은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어 걸어서 이용하기에는 불편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송도에서도 가성비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한청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5공구에서 집을 구하려다가 비싸다고 느낀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8공구 집을 매수했다"며 "현재 5공구 더샵센트럴시티 59㎡가 8공구 e편한세상 84㎡ 가격이 비슷해 좀 더 넓은 주택형으로 살려면 8공구에 와서 매수했다"고 했다.

■ “저점 찍은 것은 맞아” vs. “투자 수요 유입엔 대외 변수 불안”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분양가가 오르면서 이미 지어진 신축 아파트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는데 송도도 그 사례 중 한 곳”이라며 “앞으로 송도에 입주할 물량, 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만큼 이들 분양가가 오르면서 기존 아파트 집값도 따라 오를 것”이라고 봤다.

현지에서는 최근 송도 아파트값이 저점을 찍은 것은 맞지만 아직 대외 변수가 불안하고 투자 수요가 크게 유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조현희 대표는 “6월까지 거래가 활발하다가 7~8월쯤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입하고 집값이 오르면서 소강상태가 됐다”며 “특히 아직 금리 인상 여지가 있고 중국발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대외 변수가 불안한 만큼 투자 수요가 공격적으로 진입해 추격매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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