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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천국 됐다" 광명 5000억대 땅 9년간 방치한 서울시, 이유가…ㅣ폐허추적대

뉴스 김혜주 기자
입력 2023.09.09 17:00





[땅집고]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보람채아파트는 9년째 텅 빈 채 방치되고 있다. 서울시가 미혼 여성 근로자를 위해 운영했던 곳이다. 단지 주변으로는 펜스가 쳐져 있고, 관리가 되지 않아 잡풀이 무성하다. 1960년대 수출산업공단, 이른바 구로공단 조성 이후 취업을 위해 전국에서 상경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주거 문제가 심각해졌다. 서울시는 구로공단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 철산에 임대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1986년 준공된 보람채아파트는 부지 5만9640㎡, 9개동 규모였다. 입주조건은 꽤 까다로운 편이었다. 직장이 서울에 있는 만 26세 이하 미혼여성 근로자. 그 중에서도 월 소득이 15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했다. 공무원과 4년제 대학 재학·졸업자 학력도 입주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임대료로 입주 경쟁은 치열했다. 1인당 보증금 65만원, 월세 2만4000원과 공과금을 포함한 월 주거비는 5만원 수준이었다.

보람채아파트는 전용 49㎡ 방 2개 크기에 2명이 거주하는 방식이었다. 기숙사처럼 밤 12시 통행금지 시간도 있었고, 귀가 때는 여성 안전을 위해 입주증 검사도 진행했다. 좁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했지만 최대 1000여 명이 거주하기도 했을 만큼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3년 10월 보람채아파트의 폐쇄를 결정했다. 당시 보람채아파트 폐쇄를 다뤘던 보도자료에 따르면, 폐쇄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공단이 외곽으로 빠져나가 현재 존재 의미가 퇴색됐다’는 것이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서울시에 문의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자료가 없어서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말이었다.

현지에서는 서울시의 갑작스런 폐쇄 결정이 결국 부지 매각이 때문이라는 추측만 난무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이 부지가 대기업에 팔린다는 소문이 돌아 부지 인근 빌라를 매입한 지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개별공시지가 조회에 따르면, 철산역 개통 시기인 2006년부터 10년 동안 ㎡당 179만원에서 262만원으로 약 50%가 상승했다. 개별공시지가 최고가(450만원)를 기록했던 지난해 가격으로 계산해보면 약 2700억원 수준이다. 부지의 실제 가치는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람채아파트는 매각도, 개발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땅집고 취재결과, 지난해 부지 소유권이 기획재정부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무슨 이유였을까. 땅집고가 직접 추적해봤다./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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