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타운하우스 입주민들이 분양대금 반환 및 계약 해제 소송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죽전테라스&139’ 단지는 당초 3월 말 입주 예정이었으나 각종 부실시공 논란으로 입주가 6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더군다나 감리사는 용인시에 감리 중간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시공하자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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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죽전테라스&139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입주민들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시공사와 시행사, 신탁사를 상대로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 관련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민사 소송엔 총 139가구 중 70가구 이상이 참여했다.

‘죽전테라스&139’는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으로 모든 세대에 개별 테라스를 도입한 단지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5월 8억~12억원에 분양해 완판이 됐다. 사전점검 기간 테라스 난간이 흔들리고, 세대 바닥 누수가 발생하는 등 각종 시공 하자 문제로 입주가 지연돼 왔다.

김동우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입주가 지연된 경우 계약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며 “분양 사업자가 최대 9개월까지 입주 지정일을 연장할 수 있는 약관까지 만들어 수분양자가 계약해제를 할 수 없도록 만든 것도 명백한 불공정한 계약”이라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만든 표준 약관에 따르면, 시행사나 시공사 측의 사유로 입주 예정일이 3개월 이상 지체되면 수분양자는 분양대금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분양대금을 반환 받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사 측은 분양 계약서에 신탁사 책임준공으로 넘어갈 경우 입주 예정일이 6개월 자동 연장이 된다는 조항이 명시 돼있다고 주장한다. 신탁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했고, 예정된 준공일을 맞추기 어려운 사업장이 늘고 있다”며 “해당 사업장을 포함한 관리형 토지신탁 중 책임준공형 상품은 6개월 자동 연장 조항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즉, 입주민들이 주장한 계약 해제가 가능한 시기는 당초 3월 입주 예정일이 9월로 자동 연장돼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내년 1월부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신탁사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채무불이행 상태나 부도가 나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의 경우 입주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책임준공을 하지 못한 시공사의 공기를 연장해 주기 위한 조항이 아니다”고 했다.

최근 감리 중간보고서도 시청에 미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입예협 측은 지난달 1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감리사를 용인서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입예협 관계자는 “외부 사전점검 전문업체 조사 결과, 10가구에서 약 3000건의 하자가 발견됐다”며 “부실시공 원인 중 하나인 감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감리보고서 제출 시기와 관련해 건축법은 2020년 4월 개정됐다. 법 개정 전에는 준공 때 중간 보고서를 일괄 제출하도록 돼있으나 이후 단계별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변경됐다. 해당 단지의 감리 계약은 법 개정 이후에 체결돼 공사 진행 단계별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감리사 관계자는 “감리사 지정은 건축법 개정 전인 2019년 12월에 이뤄져 감리 보고서는 준공 시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감리 중간보고서는 작성을 해놨었고 지난달 용인시에 다 제출했다”고 했다.

감리 보고서를 제때 받지 않은 용인시청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감사원 측에 답변서는 제출했고, 감리보고서 누락과 관련해선 시행사와 감리사를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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