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문화재법상 왕릉(王陵)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가린다는 이유로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 건설업체가 공사중단을 취소해달라며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7일 서울고법 행정9-1부(부장판사 김무신·김승주·조찬영)는 대광이엔씨 등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명령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왕릉뷰 아파트’ 갈등은 문화재청이 김포 장릉 인근에서 3개 건설사가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허가를 받지 않고 높이 기준을 어기며 지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아파트는 ▲대방건설의 ‘디에트르 더힐’(20층·1417가구) ▲대광건영의 ‘로제비앙라포레’(20층·735가구) ▲금성백조의 ‘예미지트리플에듀’(25층·1249가구)로 세 단지는 지난해 9월까지 입주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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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년)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년)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반경 500m 내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짓는 20m(지상 7층) 이상의 건축물의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건설사들이 이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2021년 7월 해당 아파트 19개 동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실상 일부 철거를 권고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명령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해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역사문화지역 내 건축기준 허용 지침에 따르더라도 능이나 원에 있어서는 관상이 있는지가 중요할 뿐 원거리 산 조망은 중요시하고 있지 않다”며 “공릉·선릉·정릉 등이 건물로 가려져 있음이 확인되고 장릉 역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지 않는 것은 세계유산 등록 당시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가 제안한 방안대로 원고들이 지은 아파트 상단을 철거해도 바깥쪽 고층 아파트로 여전히 산이 가려지므로 조망이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철거로 인한 이익이 사실상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항소심에서 승소한 건설사들 외에도 대방건설은 지난달 18일 승소했다. 제이에스글로벌 역시 문화재청의 항소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며 이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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