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기 신도시 실종사태 ①] 하반기 신도시 공공분양 600가구 불과
[땅집고] “3기 신도시는 대체 언제 될까요. 지금이라도 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더 나을까요.”
최근 3기 신도시 인근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신축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3기 신도시 진행 일정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해까지는 연간 평균 4회 정도 사전청약이 진행되면서 공급물량과 본청약 일정 등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 사전청약이 단 한 차례 진행된 가운데 3기 신도시 물량은 남양주왕숙(900가구)을 제외하고 없었기 때문이다.
분양 일정을 알아야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전월세 시장에 얼마나 더 대기할지 판단할 수 있는데, 공급 계획이 뜸해지면서 시장에 혼란이 더 가중되는 분위기다. 3기 신도시를 통해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던 수요자들이 기다림에 지쳐 최근 민간아파트 청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분양가에도 신규 분양 단지에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이른바 ‘패닉 청약’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가 3기 신도시 실종사태이다.
■ 3기 신도시, 입주자 모집 10%에 그쳐…고양창릉은 토지보상도 못 끝내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수도권 3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계획한 공공주택지구이다. 남양주왕숙·왕숙2,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에 총 5곳에 17만여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이밖에도 정부는 기타 공공주택지구로 과천, 안산 장상, 인천구월2, 화성 봉담3, 광명 시흥,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을 지정해 총 18만8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계획 물량만 총 35만가구에 이른다.
땅집고가 2021년 7월부터 진행된 사전청약 물량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사전청약으로 공급된 3기 신도시 물량은 전체 17만6000가구 중 1만6602가구(9.4%)로 1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더딘 이유는 토지보상, 착공 등의 절차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기 신도시 중 인천 계양지구가 처음으로 아파트 착공을 위한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올해 6월 남양주 왕숙지구에서도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 나머지 지구는 착공을 못하고 있다. 3기 신도시 중 서울이 가장 가까운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토지보상 절차조차 끝나지 않았다. LH에 따르면 창릉지구의 토지보상률은 84%다. 3기 신도시 중 인천 계양,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2, 부천 대장은 토지보상이 모두 완료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창릉지구는 사업 준공이 2029년으로 잡혀있고, 주택은 3만8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기간 안에 전체 물량이 공급되긴 불가능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창릉지구에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된 주택 수는 총 3968가구(전체 물량의 10%)다. 현재까지 공급 속도를 고려하면 2029년엔 절반 정도 물량만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 착공은 그 이후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기타 공공주택지구 중 총 7만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예정된 광명·시흥 지구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2022년 11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2027년 첫 입주가 계획됐지만 토지보상을 시작도 못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과 임병택 시흥시장은 지난 5일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약속한 일정대로 보상을 진행하고, 대출이자 부담 완화 제도 등 주민 피해 구제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LH관계자는 “창릉지구의 경우 토지보상을 완료하고 이달 내 조성공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며 나머지 지구도 빠른 시일 내 토지보상과 착공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토지보상이나 착공이 밀려 본청약이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 하반기 3기 신도시 일반형 공공분양 600가구뿐
이번 정부 들어 공공분양 주택을 ‘뉴홈’으로 개편하면서 임대 또는 시세차익을 나누는 나눔형(공공환매)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 공공분양 주택(일반형)은 공급 자체가 극히 감소했다. 공공분양 물량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분양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선호도가 떨어지는 유형을 더 많이 공급하면서 시장에 공공분양 아파트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란 신호만 준 셈이다.
6월 사전청약에서도 임대·시세차익 반환형 아파트가 아닌 일반형 물량은 서울 동작구수방사(255가구)가 전부였고, 3기 신도시는 아예 물량은 없었다. 9월과 12월에 예정된 사전청약 물량 총 2100가구 중 3기 신도시 일반형은 인천계양(600가구) 뿐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사전청약을 진행한 공공주택 지구에서 입주가 지연되면 기존 사전 청약자 또는 3기 신도시 거주를 염두에 둔 예비 청약자들의 생애주기를 벗어나게 되고 인근 전월세 시장에도 혼란을 주게 된다”며 “애초에 사전청약이라는 것 자체가 인허가·착공을 고려하지 않은 허구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착공이 시작된 3기 신도시 부지라면 사전청약이 아닌 본청약을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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