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일본 대사관이 9년째 월세살이하는 이유, 소녀상 때문?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09.06 11:14 수정 2023.09.08 18:15


[땅집고] 올해로 9년째 빈 땅으로 방치돼있는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신축 부지. /오종찬 기자


[땅집고] 일본 대사관은 서울 경복궁에서 동쪽으로 230여m 떨어진 고층 빌딩 ‘트윈트리타워’에 입주해 있다. 통상 외국 대사관마다 각자 별도 건물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일본 대사관만 남의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다.

당초 일본 대사관도 개별 건물을 갖고 있었다. 현재의 트윈트리타워 바로 옆에 1970년 준공한 건물이다. 당시 건물이 너무 낡고 협소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2015년 재건축이 시작됐다.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로 신축하며 2020년 완공이 목표였다. 새 대사관을 짓는 동안 갈 곳이 없어진 일본 대사관 측은 바로 옆 트윈트리타워 A동 8~11층에 임시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건물을 부순 뒤 올해로 9년째인데도 일본 대사관 터가 빈 땅으로 방치있다. 현재 부지는 흰색 펜스로 둘러싸여 있으며 대로변에 경찰 버스가 주정차하는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대사관 신축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이유가 뭘까.

[땅집고]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신축 부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고운호 기자


이에 대해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대사관 신축 사업의 장기 표류는 부지 앞에 설치된 소녀상 때문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가까운 장래에 일본 대사관이 이곳으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는 관계자는 없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대사관을 지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생각은 변함없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의 시선이 이 부지를 향하고 있어 부담을 느낀다”고 전했다. 현재 매주 수요일마다 소녀상 인근에선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땅집고] 일본 대사관 부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매주 수요일마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수요집회가 열린다. /장련성 기자


일본 정부가 대사관 신축 사업을 방치하자 종로구청은 2019년 건축 허가를 취소했다. 그동안 종로구청이 일본 대사관 측에 공사를 진행해달라고 수 차례 요청했는데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결국 건축 허가를 취소한 것이다. 현행 건축법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으면 1년 이내에 착공해야 하고, 불가피한 경우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 연기 신청 없이 건축허가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

업계에선 위안부 소녀상이 이전하기 전, 혹은 수요집회가 멈추기 전까지는 일본 정부가 대사관 신축 사업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종로구 안국역 앞에 있던 일본 공보문화원까지 대사관이 임시 입주해 있는 트윈트리타워로 옮겨, 실상 이 건물이 반영구적인 일본 대사관 시설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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