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적자 허덕이던 삼부토건…희망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오히려 독 될 수도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9.06 07:46

[땅집고] 최근 국내 토목·건축 회사 삼부토건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도시 재건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부토건은 연일 주가가 오르고 지난 4분기 내내 적자였던 영업 실적도 흑자로 전환했다.

[땅집고]지난 6월 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한 식당이 폐허가 돼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텔레그램


지난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부토건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0원(4.6%) 오른 4080원에 거래됐다. 삼부토건은 작년부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해 왔다. 올해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 및 건설 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재건 사업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지원을 약속했고,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자 시장에서도 연일 주가가 들썩이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부토건은 올초만해도 주가가 1000원대였지만, 우크라이나 재건 소식이 이어지면서 7월에는 최고 5500원을 돌파했다.

■ ‘1400조 규모’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뛰어든 삼부토건…주가 연일 신고가

삼부토건은 지난 5월 전쟁 최대 피해 지역인 코노토프(Konotop)시, 마리우폴(Mariupol)시, 이르핀(Irpin)시, 폴란드 건설회사 에프원홀딩스 유한회사와 우크라이나 도시와 재건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6월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IPGD (Industrial Park Global Development)와 스마트시티 4.0 참여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기에 지난 7월 정부가 직접 우크라이나 현지를 방문해 재건 사업 참여 의지를 밝히면서 삼부토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후 양국은 한국 기업들의 현지 재건 사업 참여방안을 논의했다.

[땅집고]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주택·도로·철도·공항 등 주요 인프라가 파괴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엔·유럽연합(EU)·세계은행(WB)과 지난 3월 공동으로 펴낸 ‘전쟁 피해 및 재건 수요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올 2월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발생한 피해 규모가 1347억달러(약 1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파괴로 인한 피해가 504억달러(약 67조원)로 가장 많았고 교통 분양가 357달러(약 47조원), 상업·산업시설이 109억달러(약 14조원), 에너지가 106억달러(약 14조원) 순이었다.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재건 수요가 4106억달러(약 55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베르너 호이어 유럽투자은행 총재는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도시 복구 비용으로 1조유로(1400조원)의 외부 원조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정상 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예산안 편성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7월18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안전한 우크라이나 입출국과 현지활동 등을 전방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증액과 집행절차 간소화, 정부와 기업 경제사절단 파견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구체적 지원방안을 언급했다.

7월 외교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형재난, 재해 등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한 예산은 올해(2993억원)보다 147%(4408억원) 증가한 7401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의 예산안에 따른 우크라이나 관련 예산은 올해 629억원에서 내년 52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달 중순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기업·민간기업 등 기업인 20여명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대표단’을 꾸려 이달 중순 우크라이나로 향할 예정이다.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예산을 늘리자 삼부토건 주가는 급격하게 상승했다.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구한다는 발언이후 하루 만에 24%가 뛰어 4865원을 기록, 일주일 새 최고 5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영업손실과 적자에 허덕이던 삼부토건의 경영 실적도 개선됐다. 2022년 삼부토건은 연결기준 매출 4632억원, 영업손실 6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부토건은 2020년도에 영업손실이 79억원, 2021년도에 44억원에서 지난해 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7%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부토건의 매출은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한 1765억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3% 오른 86억원을 각각 거둬 흑자로 전환했다.

■ “종전까지 하세월”…과거 이라크 재건 뛰어든 기업도 줄줄이 철수

하지만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까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재건 사업을 언제 개시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과거 이라크, 리비아 등의 전후 복구사업 사례에 비춰보면 실질적 사업 참여 시점, 자금 조달 문제와 사업 환경 불확실성 등의 변수가 많았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해외 재건 사업의 경우 주택 가격이 워낙 낮고, 현지에서 제대로 된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투입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데다, 공사비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지 않은 현 단계에서 장미빛 전망만을 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저 빌딩은 꽉꽉 차 있네" 공간 마법사들이 알려주는 공실 없는 빌딩 만들기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화제의 뉴스

여의도 대교, 통합심의 접수…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목전
우미건설, 중도금 무이자에 계약금 낮춘 '성남 우미린 뉴시티' 분양 중
[단독]서울원아이파크 전용 84㎡ 13억대…전매제한 1년, 실거주의무 없어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 2년 연속 동결 전망…아파트 69%
압구정3 재건축서 4000억 한강보행교 삭제…조합-서울시 책임공방

오늘의 땅집GO

[단독] 서울원아이파크 84㎡ 13억대…전매제한 1년,실거주 없어
현대차그룹,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에 '기아차 재무통'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