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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데 가성비 좋아요" 1억 가진 신혼부부가 요즘 눈여겨보는 이곳 [르포]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3.09.04 11:18
[땅집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 입구. /전현희 기자


[땅집고] “코로나 때 결혼을 미뤘던 신혼부부들이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자기자본 1억~2억에 특례보금자리론을 보태면 강남업무지구까지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아파트라고 판단한 것입니다.”(서울 관악구 봉천동 정찬덕 센츄리믿음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최근 서울 25개구 모두 상승 전환한 가운데 관악구 부동산 시장 외지인 거래량이 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4건 ▲2월 13건 ▲3월 14건 ▲4월 17건이었는데 5월 30건으로 급증했다. 현지에서는 강남업무지구까지 30분 내외로 출퇴근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강남 접근성을 갖춘 다른 지역 아파트값에 비해 저렴해 실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잇따랐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세대·다가구 주택 전세사기로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리며 전세금이 올라 갭투자 수요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관악구 18개월 만에 상승 전환…역세권 아파트가 집값 상승 이끌어

서울 관악구 집값이 18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관악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그 다음 달인 7월 둘째주부터 0.01% 오르며 상승전환했다.

관악구에서 거래량이 특히 많았던 곳은 대단지가 밀집한 봉천동이었다. 봉천동에서도 가장 먼저 집값이 올랐던 단지는 봉천역에서 가장 가까운 두산아파트다. 두산아파트는 지난 1월부터 지난 31일까지 총50건(봉천동 2위)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 전용82㎡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6억72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4월 7억9000만원, 지난달 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집값이 차츰 올랐다.

[땅집고] 올 해 봉천동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관악드림타운'. /전현희 기자


두산아파트 시세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가구 수가 많은 인근 단지인 봉천동 관악드림타운(3544가구)의 거래량이 늘어났고 아파트값 또한 올랐다. 드림타운은 올해에만 총 88건 거래되며 봉천동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 2월 84㎡가 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8억70000만원에 거래되며 아파트값도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호가는 8억5000만~9억5000만원정도에 형성돼 있다.

■ 강남 접근성 좋지만 저평가…특례보금자리론 받아 실수요자 신규 진입

현지에서는 관악구가 강남 접근성이 좋은 편인데 저평가받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관악구는 지하철로 이동하면 2호선 봉천역에서 업무지구가 밀집한 강남역까지는 15분 정도 걸리며 서초구 서측에 맞붙어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강남업무지구로 이동시간이 비슷하고 서초구와 맞붙어있는 지역인 동작구에 비교했을 때 집값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실제 동작구 4·7호선 이수역에서 100m 떨어진 ‘방배롯데캐슬아르떼’ 84㎡는 지난달 20억~2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 같은 주택형이 지난달 9억1500만~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땅집고] 서울 관악구·동작구 위치. 두개 지역모두 서초구 서측에 맞붙어 있다./전현희 기자


집값이 9억원 이하라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봉천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정찬덕 센츄리믿음공인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실제 최근 관악구의 외지인 매입 사례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은 투자자라기보다는 저렴한 집값에 실수요자들”이라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결혼을 미뤄왔던 신혼부부들이 자기자본 1억~2억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실행해 7억~8억 수준의 소형 주택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고 했다.

가구 수가 많고 주택형이 다양한 만큼 단지 내 넓은 주택형으로 갈아타기 한 수요가 많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악드림타운 인근 용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는 “드림타운은 임대를 제외한 가구 수가 3500여 가구로 이 아파트를 팔고 강남 접근성이 비슷한 정도의 아파트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자전거래가 많은 단지”라며 “20평대 살던 주민들이 30평대로 갈아타고 30평대에 살던 주민들은 40평대로 갈아타는 등 단지 내 거래가 잦았다”고 했다.

[땅집고] 관악구 일대 다세대·다가구 주택 세입자들이 아파트 세입자로 입주하면서 전세금도 올랐다. /전현희 기자


투자 수요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드림타운 59㎡는 6억원대에 거래됐는데 당시 전세금이 4억5000만원 정도 수준이라 사실상 자기자본 1억5000만~2억원 정도면 갭투자가 가능했다. 봉천동 행복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B씨는 “강남접근성이 좋은 데 비해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라 실거주 수요는 꾸준해 전세 매물이 귀한 지역”이라며 “특히 지난해 빌라 전세사기 때문에 아파트 전세로 입주하려는 수요가 많아져 전세금이 상승했고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갭투자한 수요도 간간히 있었다”고 했다.

■ 저점 인식에 따른 매수세 증가…당분간 크게 하락하긴 어려울 것

현지에서는 최근 매수세가 집값이 저점이라는 인식 때문에 몰렸던 것으로 분석된 만큼 가격이 더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정찬덕 대표는 “지난 상승장에 두산 59㎡ 기준 10억원 수준으로 올라 매수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지난 해 집값이 급락해 7억~8억 수준에 형성된 집을 샀다”며 “특히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저출산 대책으로 9억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집값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내놓은 만큼 집값이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다만 거시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만한 요인은 없어서 총선 이후에는 집값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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