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국내 대표 부동산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이 상장한 리츠 상품 수익률이 크게 하락해 투자자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신탁)는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나 매각 차익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주식 상품이다. 주로 안정적인 배당을 받기 위해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수익률이 지나치게 급락해 국내 상위 기업이 상장한 리츠라고 보기엔 관리가 잘 안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의 첫 공모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상장 리츠 중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1월 말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주가는 3990원이었는데, 지속 우하향해 8월 말인 30일 기준 2865원까지 하락했다. 상반기에만 28%, 공모가 5000원 기준 42%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에 유럽에 투자한 물류센터 자산 가치가 하락한 영향 때문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영업 실적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최근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이사의 가족 법인 배임 의혹까지 불거져 금융감독원 조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악화하는데도, 회사가 제대로 된 성장 전략을 내놓고 있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 리츠 수익률 ‘반토막’나자 새 리츠 출시 예고… 투자자들, “누구한테 또 피해 입히려고”
마스턴프리미어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마스턴투자운용의 첫 공모 리츠다. 대표적으로 4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천 항동 스마트 물류센터 ▲프랑스 노르망디 아마존 물류센터 ▲남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 ▲프랑스 크리탈파크 오피스 등이다. 이중 프랑스 물류센터 자산가치가 하락해 수익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노르망디 아마존 물류센터와 남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는 감정평가금액이 매입가(671억원)보다 낮은 651억795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수를 위해 실행한 현지 담보대출에 현금 유보 의무가 발생했다. 현금 유보 의무는 자산평가금액이 하락해 자산가치에 대한 담보대출 금액이 커지면서 발생한다. 부채를 방지하고 조기 상환을 위해 현금을 묶어두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물류센터의 경우 담보대출비율(LTV)이 현금 유보 기준인 65%를 넘는 67%로 조정돼 올 상반기 임대료 중 88만 유로가 묶이게 됐다. 최초 임대료 198만 유로 중 44.5%가 묶이게 되는 셈이다. 해당 자산에 대한 대출 원금은 436억4100만원이다.
보유한 현금을 토대로 배당을 하는 리츠 특성상 현금이 묶이면 배당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9월 예정된 배당 금액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이 별도 리츠를 또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주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별도 리츠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새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코리빙(co-living·공동주거) 자산을 기초로 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가망이 없으니 버리나”, “첫 공모리츠도 제대로 관리 못해 실력이 바닥인 것이 드러났는데, 누구한테 또 피해를 입히려고 새 리츠를 만든다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 인수한 사업 잔금도 못 치르고, 대표이사 가족 법인 배임 의혹까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은 영업 실적도 크게 악화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의 영업이익은 627억원에서 240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03억원에서 20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최근 투자한 개발 사업 일부는 잔금도 치르지 못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작년 12월까지 납부했어야 할 강원 양양 고급 리조트 ‘카펠라 양양’ 사업권에 대한 인수 대금 300억원을 현재까지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월까지 매도자 측에 잔금을 납부하기로 약속했으나, 8개월째 이를 지키지 못했다.
‘카펠라 양양’은 강원 양양군 송전 해변가 5만8000여㎡(약 1만8000평) 땅에 들어서는 고급 리조트로, 사업비 6500억원이 든다. 아윰이 최대주주로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추진한 사업이지만, 플라이강원이 자금난을 겪으며 마스턴투자운용에 사업권을 넘겼다. 지난해 10월 리조트 착공식까지 열었으나 실제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 중구 항동에 선매입을 약정한 저온 물류센터(1만3965㎡) 인수 대금도 준공한 지 1년이 넘도록 납부하지 않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매도인이 하도급에 공사비 지급 완납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천에 최근 물류센터가 과잉 공급돼, 마스턴투자운용이 건물을 인수하는 즉시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수 거부의 더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김대형 마스턴투자운용 대표가 가족 명의 법인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 가족 명의 법인이 회사의 주요 개발 사업을 맡은 시행사(PFV·Project Financing Vehicle)에 수십억 원씩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대표이사의 가족 법인에 투자 기회를 더 열어주고, 다른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법적으로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부터 금융감독원은 마스턴투자운용에 대해 고유재산투자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포함한 부동산 펀드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책임경영 및 책임투자 측면에서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라며 “사내 펀드 등은 특정 투자자에게 특혜를 줄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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