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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적자? 한 방에 역전!" 6조 사업에 명운 건 하림의 위험한 노림수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08.31 17:32


[땅집고] 서울 터미널 부지들이 아파트촌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터미널 부지에서 진행되는 물류센터 개발 계획을 살펴보면 지하에 물류센터를 두고 지상에는 초고층 주택과 판매시설을 둔 고밀 개발 형태가 대다수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동대문구 동부화물터미널 등에서 첨단물류센터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터미널 부지가 물류센터보다는 사실상 ‘아파트 장사’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림은 2015년 5월 대규모 최첨단 물류센터를 세우기 위해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4500억원에 매입했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도시첨단물류산업단지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곳으로 물류시설법을 적용하면 ‘용적률 800%’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지하 8층~지상 49층짜리 물류·업무시설과 공동주택 998가구·오피스텔 342실과 숙박시설을 포함한 복합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시에 제출했다.

하림이 토지를 매입한 2016년엔 시의 지구단위계획 상으로는 건물의 용적률이 400% 이하로 제한돼 초고층·고밀 개발이 어려웠다. 서울시는 2021년 6월까지 국토계획법(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하림의 개발을 반대했고, 관련 법령에 대한 시와 하림의 해석 차이로 이 부지 개발은 수년간 답보 상태에 놓였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이후부터는 시가 물류단지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부서를 신설해 하림부지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림이 주장하는 물류시설법에 근거한 ‘용적률 800%’ 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은 김홍국 하림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하림그룹은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를 벤치마킹해 이 부지에 도시형 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아파트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하림이 목표로 하는 포츠다머 플라츠는 사무, 아파트, 쇼핑,카지노, 극장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물류센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2019년 148억원, 2020년 294억원, 2021년 868억원, 2022년 589억원 등 매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적자보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다. 작년 하림산업의 매출은 461억원으로 매출원가 98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이 매출원가보다 덜 나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하림지주는 양재동 부지 개발사이자 종합식품회사인 하림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양재동 부지 개발 사업이 늦어진 데다 식품사업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하림지주는 올해만 600억원을 하림산업 유상증자에 투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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