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고양에서 우리만 3억 '쑥'"…GTX-A 덕에 살아난 일산 킨텍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08.31 07:31

[땅집고] 29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전철 3호선 대화역 3번 출구에서 내려 킨텍스 전시장 방면으로 이동했다. 옆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다섯 정거장 정도 지나자 킨텍스 제2전시장과 주변으로 하늘 높이 뻗은 초고층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보였다. 단지들 한 가운데 사거리 도로에는 내년 6월 공식 개통을 앞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땅집고] 최근 가격이 반등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대화·장항동 킨텍스 전시장 주변 아파트 단지들. /김리영 기자


지난 7월30일 ‘킨텍스원시티M3블럭’ 84㎡가 1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GTX-A 킨텍스역이 바로 앞에 있는 이 단지는 84㎡ 주택이 2021년 16억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가격이 계속 하락해 올해 2월 10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이 반등해 전고점인 16억원 선을 되찾아 가고 있다.

■ ‘GTX-A’ 개통 점점 다가와…전고점 되찾아 가는 킨텍스 아파트

[땅집고]킨텍스 전시장 주변 아파트 단지들 앞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 공사가 한창인 모습. /김리영 기자


1기 신도시 대표 지역인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는 지상 15~20층 규모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아파트가 개발된 킨텍스 전시장이 있는 대화·장항동은 지상 49층 규모 초고층 아파트·오피스텔이 가득해 ‘신도시 속 신도시’처럼 다른 풍경이다.

이 일대는 신축 단지가 대거 들어선 데다 원마운트, 현대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더타운몰, 홈플러스 등 쇼핑 인프라가 많아 일산 원주민부터 타지역 주민까지 수요가 잇따랐다. 이와 함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 ‘킨텍스역’이 아파트 단지들 한 가운데 들어서기로 예정돼 지난 5년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

[땅집고]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노선도. /조선DB


하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올 초 집값이 크게 휘청였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이후부터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꿈에그린’ 84㎡가 지난 5월 11억500만원(44층)에 거래됐다. 2021년 14억7000만원에 팔려 15억원선을 넘봤던 이 주택은 올해 2월 8억8000만원(13층)까지 하락했다. 2개월 만에 가격이 3억원쯤 반등했다.

지난해 1월 16억원(38층)에 팔린 뒤 거래가 전혀 없었던 ‘킨텍스원시티2블럭’ 84.5㎡의 지난 6월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다른 비슷한 주택형들이 10억원대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저점보다는 3억원 오른 가격대에 팔린 셈이다. 현재 킨텍스원시티 1~3블럭의 국민주택형 호가는 최대 16억~17억원 선이다.

집값이 다시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킨텍스 아파트들 중심을 지나는 GTX-A 노선 개통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GTX-A노선은 파주 운정역에서 출발해 서울 강남구 삼성역을 거쳐 화성시 동탄역까지 총 83.3㎞를 잇는다. 정부가 계획한 GTX-A·B·C 노선 중 유일하게 공사에 진전이 있는 철도다. 삼성~동탄 구간은 2023년 12월, 킨텍스역이 포함된 운정~삼성 구간은 2024년 6월 개통을 앞뒀다.

[땅집고]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노선 킨텍스역 주변 지하철 노선. /조선DB


현재 이 일대는 교통 오지에 가깝지만, GTX가 개통하면 입지가 크게 뒤바뀐다. 현재 킨텍스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버스로 5정거장 정도 거리에 있는 3호선 대화역이다. 단지에서 서울 중심지까지 가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분 넘게 이동해야 한다. GTX를 타면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약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 향후 강남까지도 30분 안팎이면 도착한다. GTX로 1정거장 거리인 대곡역에서 전철 3호선, 서해선(대곡~소사선),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해 수도권 각지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신분당선 희망 꺾인 고양시, 킨텍스 일대만 호재 집중

GTX와 같은 초대형 철도 호재 덕분에 킨텍스 일대 주택가는 고양시에서 유일하게 서울 등 외지인 매수세가 잇따르는 지역으로 꼽힌다.

킨텍스 일대와 비슷하게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부지 개발이 이뤄지는 고양 덕양구의 경우 지리적으로 서울이 더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주택가가 GTX 역(대곡역)과 거리가 멀어 집값이 계속 하락세다. 그나마 덕양구 삼송동에 강남까지 이어지는 황금노선 ‘신분당선 연장선’이 예정된 것이 기대할 만한 호재였는데, 최근 신분당선 연장안이 GTX-A노선과 수요가 겹친다는 이유로 좌초되다시피 하면서 주민들의 희망이 사라졌다.

킨텍스는 GTX를 비롯해 킨텍스 제1·2 전시장에 이은 제3전시장 개발이 진행 중이며, GIFC 타워 등의 시설과 여러 미디어 관련 기업이 둥지를 틀어 업무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현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지만, CJ 그룹에서 조성 중인 CJ라이브시티 개발 사업도 추진만 제대로 된다면 장기적인 호재로 거론된다. CJ라이브시티는 CJ그룹이 K팝 전문 공연장(아레나)과 부대시설을 건설한다는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하 1층~지상 5층에 실내 2만명, 야외 4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국내 최대 전문 공연장(연면적 11만836㎡)을 중심으로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 등을 짓는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 건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올 초 공사가 잠시 멈췄다.

대화동 김상원 더샵킨텍스부동산 대표는 “올 상반기 급매물이 많이 나와서 한 차례 거래가 되다 모두 소진되고, 좀 더 높은 가격대에 나온 매물들 거래가 이어졌다”며 “현재는 급매물이 다 소진되고 호가도 올라 매수세가 주춤해진 상태이며 다소 오른 가격에 팔린 주택의 경우 주택형·조망 등이 우수한 고층 위주”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일산 노후 아파트 주민이 갈아타려는 수요와 함께 서울에서도 투자 수요가 지속하고 있는데 GTX 개통이 다가오면 집값이 한 차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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