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입주 물량과 수도권 입주물량 숫자에 따른 2024년 집값전망에 관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삼토시’라는 필명을 쓰는 글쓴이는 “2024년은 서울 집값 조정을 주도하는 강남3구 아파트 입주물량이 거의 없다시피 한 해라 서울 아파트 시장에 전세금·매매가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2023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막대하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2024년은 강남3구 입주 물량이 없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2023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많아 가격 하락 가능성도 높은 해라 여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필자는 수도권 입주물량 과다 여파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힘이 더 클 것이라 보고 있다. 이 글의 제목은 ‘24년 제각기 다른 입주 물량의 충돌 (강남3구 vs 수도권)’으로 지난 16일 기준 해당 카페 추천 게시글 상위 10위 안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이하 본문>
제가 3월경 강남3구 입주 물량의 의미라는 글을 연달아 올리면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2000~2021년의 기간 동안 2010~2013년의 중장기 하락장을 제외하고 서울 부동산이 6개월 이상 하락한 적이 있는 2004년, 2008년, 2019년의 공통점이 "강남3구 입주 물량이 1.5만가구를 넘기면서 직전 2년간 연평균 입주 물량 대비 1.6~2.6배에 해당하는 물량이 입주한 해"라는 점을 알린 바 있습니다. 즉, 2004년, 2008년, 2019년에 6개월 이상의 조정장을 초래한 직접적인 이유로 "크게 늘어난 강남3구 입주 물량"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는 강남3구 입주 물량이 많을 경우 서울 부동산의 천장을 끌어 내리는 효과가 있고 해당 지역이 다른 곳보다 고가의 아파트 단지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다른 곳보다 유동성 흡수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년에 강남3구 입주 물량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2024년 입주가 예상되었던 단지들의 일정이 밀려서입니다. 이 말씀은 곧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서울 부동산의 천장, 즉 상방이 열렸다는 의미로도 연결됩니다. 강남3구 입주 물량이 없었던 해가 과거에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2024년은 굉장히 독특한 해입니다.
반대급부로는 수도권 입주 물량이 있습니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2023년 23.1만 가구, 2024년 16.9만 가구에 이릅니다. (한국부동산원 & 부동산R114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 입주 물량은 2005년부터 집계되었는데요, 지금까지 집계된 해 중에 가장 입주 물량이 많았던 해는 2018년(23만9000여 가구)이였고 2023년(23만1000여 가구)은 그 다음으로 많습니다. 2024년(16만9000여 가구)은 2005~22년 평균(15만1000여 가구)보다 10% 정도 많은 수준으로 적지는 않습니다.
제가 일전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서울 입주 물량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한 가지 알기 쉬운 사례로 동탄2신도시를 든 적이 있습니다. 막대한 물량의 동탄2신도시가 2015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요, 이 여파로 화성시 전세금은 2017년 1분기에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화성시 바로 북쪽에 인접한 수원시 전세금이 그 다음 분기인 2017년 2분기, 그 다음 북쪽에 인접한 용인시 전세가가 그 다음 분기인 2017년 3분기, 그 바로 북쪽에 인접한 성남시와 서울시 전세가가 2018년 1분기에 정점을 찍고 내려갔습니다.
즉, 서울에서 40km 정도 떨어진 동탄2신도시 입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파도를 타듯 인근 지역에 영향을 미치다가 1년 후 서울 전세금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2010년대 수도권 입주 물량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 사이의 상관계수를 뽑아보면 각 연도의 수도권 입주 물량과 1년뒤 서울 아파트 전세가 사이의 상관계수가 매우 깊은 음(陰)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수도권 입주 물량의 많고 적음이 1년뒤 서울 아파트 전세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본다면 2023년의 막대한 수도권 입주 물량은 시차를 두고 2024년 서울 아파트 전세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정리해 보면 2024년은 강남3구 입주 물량이 없어 상방도 열렸고 2023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커서 하방도 열린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예측이 어려운 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의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듯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서울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과 상관관계가 깊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입주 물량 데이터가 집계된 2005년 이래 강남3구 입주 물량이 없었던 해는 2024년이 처음이라는 미증유의 상황 역시 사실이기 때문에 그 파괴력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2024년이라는 해는 매우 유용한 학습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어떻게 흘러갈지 매우 궁금해지네요./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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