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인 ‘클래스101’이 현재 본사로 쓰고 있는 서울 강남구 소재 공유오피스 ‘위워크타워’ 임대료를 3개월째 못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미납한 임대료와 연체 이자를 합하면 14억원에 달한다.
클래스101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출신 학생들이 2015년 설립했다. 언어·예술·경제 등 폭넓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사이트를 선보이면서 한때 ‘교육 스타트업 강자’로 꼽혔다. 유명세를 업고 수백억원대 투자까지 유치해 냈지만,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해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본사 사무실 임대료까지 연체하고 있다.
■클래스101, 3개월째 월세 14억 밀려…위워크 “법적 조치 취할 것”
땅집고 취재에 따르면 이달 21일 위워크는 클래스101 측에 올해 6~8월 총 3개월 동안 미납한 월세 및 관리비 총 13억9870만원을 납부할 것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위워크타워’ 내부에 게시했다.
위워크는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임차해 인테리어한 뒤, 이 공간을 다시 세입자에게 빌려주는 전대차형식으로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업체다. 이 때문에 내용증명에는 월세나 임대료라는 표현 대신 전대료라는 문구가 기재됐다.
내용증명에 따르면 위워크가 클래스101측에 월세 납부를 촉구하는 문서를 송부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현재 클래스101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인 위워크타워 중 총 12개층(1~11층·13층)을 한꺼번에 쓰고 있다. 월세 납부일은 매달 10일로 계약했는데, 클래스 101 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총 3개월 동안 임대료 14억원 정도를 연체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미납금 상세 내역을 보면 ▲월세 및 관리비 13억8010만원 ▲연체료(연 12% 적용) 1860만원 등으로 구성한다.
문서에서 위워크 측은 “미지급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기를 요청한다”며 “만약 클래스101 측에서 지속적으로 계약 이행을 거부한다면 이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버는 돈보다 수수료·광고비가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월세 못 내고 구조조정까지 ,
클래스101이 월세를 못 내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이 위워크 선릉점에 내걸린 탓에, 이 공유오피스에 입점해 있는 다른 기업 및 개인들을 통해 해당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클래스101이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내부 사정이 그만큼 열악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클래스101은 자기계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면서 인기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부문에선 유명 유투버인 ‘부읽남’(부동산읽어주는남자), 경제 부문에선 닉네임 ‘신사임당’으로 잘 알려진 주언규 PD 등을 섭외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투자 유치도 활발했다. 2018년에는 네이버 투자회사인 스프링캠프로부터 5억5000만원을 유치했으며, 이듬해 1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이 밖에 2021년 시리즈B 투자로 300억원을 따냈으며 올해 3월에도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백억원대 투자금을 받아온 사실이 무색하게도, 현재 클래스101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클래스101은 지난해 매출 656억원을 기록하긴 했지만 영업손실이 290억원에 달하며, 당기순손실도 295억원을 찍었다. 특히 영업손실이 ▲2020년 167억원 ▲2021년 170억원 ▲2021년 290억원 등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회사 자본총계는 지난해 기준 마이너스 14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가 뭘까. 클래스101측이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개발하지 못하다 보니 강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와 광고비용 등 영업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만 해도 영업비용이 총 946억원으로, 연 매출(656억원)을 뛰어넘으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닥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비용 항목을 보면 ▲지급수수료 348억원 ▲광고선전비 140억원 ▲급여 227억원 등이다.
실제로 클래스101은 본사 임대료를 못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구조조정을 두 차례나 단행할 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올해 초 기준 기준 직원 수가 350명 정도였는데, 첫 번째 구조조정에서 50명을 내보낸 뒤 7월 초에도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전해진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클래스101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직원마다 “구조조정에 대한 보상은 2개월치 월급으로 퉁친다고 한다”, “팀 하나를 날리면서 다른 사원들한테는 쉬쉬하고 있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한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다.
위워크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클래스101 측의 월세 미납에 대해서는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면서도 “내용증명 문서에 적힌 그대로가 위워크의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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