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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당업자' 건원, 압구정 4구역 설계 참여…조합 "막을 명분 없다"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3.08.22 11:50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 조감도. /서울시


[땅집고]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압구정4구역 재건축조합이 참가 자격 미달인 건원건축을 설계공모에 참여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조합은 건원건축의 설계 공모 참여를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건원건축이 설계공모에 당선됐을 경우 ‘부정당업자’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압구정 4구역 재건축사업 조합은 지난 4월 ‘설계공모’를 내고 설계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압구정4구역 설계 입찰에는 ▲ 건원건축 컨소시엄(삼하건축· 미국 SMDP) ▲정림건축(미국 저디파트너십) ▲디에이건축(가람건축·미국 칼리슨RTKL) ▲토문건축(영국 PLP 아키텍처인터내셔널) 등 총 4개 설계업체 컨소시엄이 작품을 접수했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9일 총회 전날까지 압구정 현대아파트 8차에서 설계안 홍보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문제는 4개의 설계공모 참여 업체 중 ‘건원건축’이 참가 자격 미달이라는 점이다. 건원건축은 지난 3월 부산 남천2구역 재건축조합이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최다득표로 설계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입찰서류를 허위로 기재해 설계자 선정을 취소했다. 당시 건원건축은 조합의 설계자 선정 취소에 반발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입찰서류에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기재한 사실을 인정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법률 전문가들은 건원건축이 압구정4구역의 설계공모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입찰신청서류가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되어 선정 또는 계약이 취소된 자’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압구정4구역 조합의 공고문에도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2조에 의한 부정당업자는 참가자격을 제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공모가 진행되는 도중에 부정당업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실격처리기준에 따라 실격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만약 건원건축이 향후 설계자로 선정된 경우 ‘부정당업자’의 참가에 대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압구정4구역 조합 관계자는 건원건축이 설계공모 참가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윤수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서울시나 강남구청에서도 건원의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데 대한 정당성이 없다”며 “만약 특정 업체의 참가를 막아 해당 업체 측에서 참가자격 박탈당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방어할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압구정4구역은 현대 8차, 한양3·4·6차 등 최고 13층, 1341가구 규모다. 조합은 설계 용역비로103억원을 책정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은 용적률 300%, 50층 내외, 1790가구 단지로 재건축된다. 기부채납시설로는 한강변 조망데크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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